출입 막힌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입점 업체 9곳서 3곳만 남아
홈플러스 파주운정점의 입점 업체가 10월 28일 9곳에서 11월 4일 3곳으로 줄었다.
시유란
홈플러스 파주운정점의 입점 업체는 10월 28일만 해도 9곳이었다. 11월 4일에는 3곳만 남았다.
파주운정점은 영업을 다시 시작할 67개 점포 명단에 올라 있었지만, 재개장을 코앞에 두고 명단에서 빠졌다. 마트가 문을 닫은 뒤에도 장사를 이어가려던 입점 업체들은 이제 가게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매장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멈췄다. 점주조차 방재실에 미리 연락해 확인을 받아야 자기 가게에 들어갈 수 있다. 영업하던 층으로 가는 길은 바리케이드와 내려진 차양막이 가로막았고, 복도 불도 꺼졌다.
재개장만 기다리던 가게에는 시설 투자금과 받지 못한 매출 대금이 그대로 묶였다. 파주운정점에서 어린이 실내놀이공간을 운영하는 A씨는 2018년 이곳에 입점했다. 2024년 홈플러스에서 매장을 넓혀 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약 1억원을 들여 그해 11월 가게를 키웠다. A씨에 따르면 매출은 회생절차 이전보다 90%가량 줄었다. 6월 매출 대금 약 500만원도 받지 못했다.
홈플러스가 내놓은 수수료 감면 혜택도 파주운정점 입점 업체들에게는 돌아오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폐점 예정 점포에 입점한 업체들의 5~6월분 임대료와 수수료를 평균 30% 깎아 주기로 했다. 그러나 파주운정점 업체들은 영업 재개 점포로 분류돼 있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고 주장한다.
가게를 옮기려 해도 시설과 집기가 발목을 잡는다. 파주운정점은 외부인 출입이 막혀 있어, 중고 플랫폼에서 팔린 집기조차 점주가 직접 밖으로 들고 나가야 한다. 중계점에서 2016년부터 어린이 실내놀이공간을 운영해 온 점주는 시설을 꾸미고 새로 단장하는 데 총 6억원가량을 들였다. 그는 기존 시설을 뜯어 다시 설치하는 비용이 새로 만드는 비용보다 더 들어 이전도 엄두를 내기 어렵다고 했다.
킨텍스점에서는 퇴점 합의서 내용이 바뀐 것이 문제가 됐다. 점주 측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내민 합의서에는 회생법원 허가가 나지 않으면 합의 자체가 무효가 된다는 취지의 조항이 들어 있었다. 퇴점을 설득할 때는 듣지 못한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이곳 약국 점주는 이사비와 남은 보증금을 받고 가게를 정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조항 때문에 선뜻 서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입점 업체들이 요구하는 것은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과 정산되지 않은 매출 대금이다. 정상적으로 장사해 올린 매출과 계약대로 맡긴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시설 투자비와 이전 비용,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으로 입은 손실도 홈플러스가 책임지라고 요구한다. 점주들은 퇴점하더라도 돈을 언제 받을지, 돌려받기는 할지 불확실하면 새 가게를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미 가게를 옮긴 점주도 보증금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포천송우점에서 안경원을 하다 퇴점한 점주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일찍 나가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매장을 정리했다. 이전 자금을 끌어다 가게를 옮겼지만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이 2,100만원가량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