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접기로 한 소상공인 68.5%, 빚 안고 폐업 결심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 폐업을 결심한 소상공인의 68.5%가 당시 부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유란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보면, 폐업을 결심한 소상공인의 68.5%는 그 무렵 빚을 지고 있었다.
빚이 있는 사장님들의 평균 부채액은 8,531만원이었다. 폐업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로는 45.5%가 대출금 상환을 꼽았다. 문을 닫은 뒤에도 22.1%는 빚 때문에 경제활동이 어렵다고 답했다. 셔터를 내리는 동안에도, 내린 뒤에도 대출 상환은 끝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은행권은 폐업 소상공인이 대출을 길게 나눠 갚도록 돕고, 새출발기금은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다만 언제 대출을 받았는지, 지금 빚을 어떻게 갚고 있는지에 따라 쓸 수 있는 제도가 다르다.
연체가 걱정되는 차주는 은행에서 금리를 낮추거나 상환 기간을 늘리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은 지난해 4월부터 ‘소상공인 119Plus’로 이 지원을 하고 있다. 폐업한 소상공인에게는 기존 사업자대출을 최대 30년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 주는 대환대출도 있다.
폐업지원 대환대출은 정상적으로 갚고 있는 대출만 받아 준다. 대출 시점에도 선이 그어져 있어 2025년 6월 말까지 받은 대출만 해당한다. 그 뒤에 받은 대출로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다.
이미 빚이 부실해진 자영업자는 새출발기금 등을 찾을 수 있다. 새출발기금은 채권을 직접 사들여 원금을 깎아 주거나, 금융회사와 협의해 금리와 상환 기간을 조정한다. 협약에 가입한 금융회사의 빚만 조정 대상이다. 올해 9월 말까지 누적 신청자는 22만 1,160명, 신청 채무액은 34조 9,066억원이다.
금융회사와 협의하는 방식에서는 금융회사가 채권을 그대로 가진 채 금리를 낮추거나 상환 기간을 늘린다. 그러려면 먼저 금융회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새출발기금이 금리 인하나 상환기간 연장을 요청한 계좌 가운데 67.9%에서 금융회사가 동의하지 않았다. 미동의율은 카드·캐피탈사가 84.2%, 은행이 65.8%였다. 신청 창구도 은행과 캠코, 신용회복위원회 등으로 나뉜다.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자영업자라면 빚마다 대출 시점과 상환 상태가 달라 쓸 수 있는 제도도 제각각이다.
폐업한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기 위한 입법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9월 발의된 ‘소상공인 복지법안’은 위기 징후를 일찍 잡아내고,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폐업 뒤 재기까지 한데 묶어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채무조정을 신청한 뒤 조건을 정해 약정을 맺기까지도 시간이 걸린다. 금융회사가 채권을 가진 채 금리를 낮추거나 상환 기간을 늘리는 방식은 약정까지 평균 76.6일이 걸렸다. 캠코가 부실채권을 직접 사들여 원금을 깎아 주는 방식에서는 약정을 맺기까지 평균 266.3일을 기다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