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성장성 신용평가로 930억원 지원
IBK기업은행이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SCB)를 활용해 9월 말까지 225건, 930억원의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임상용 기자
IBK기업은행이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SCB)를 활용해 9월 말까지 225건, 930억원을 지원했다.
SCB는 가게의 매출과 상권을 대출심사에 반영하는 제도다. 기존 신용점수와 금융거래 이력에 매출 성장성, 업종, 상권 같은 비금융정보까지 더해 사업이 얼마나 가능성 있는지를 따진다. 시범운영은 8월 31일 시작됐고, 지금은 9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렇게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지원 대상을 넓히고 대출한도도 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성 평가를 대출 조건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은행마다 다르다. 국민은행은 기존 여신심사 결과를 토대로, 성장성이 뛰어난 소상공인에게 대출금리와 한도를 우대한다. SCB는 성장 가능성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보조지표로 쓴다. 대출을 내줄지, 어떤 조건으로 내줄지는 차주의 신용도와 상환능력 등을 두루 따져 정한다는 것이 국민은행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SCB 평가 결과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에 반영한다. 금융거래 이력과 함께 매출 성장성, 사업 안정성, 업력 등을 살피고, 성장등급이 우수한 고객은 내부 심사등급을 끌어올린다. 기존 기준으로는 대출 승인이 어려웠던 고객이라도 성장등급이 우수하면 심사등급을 높여 승인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금융위원회가 9월 공개한 사전 대출심사 사례에는 승인과 금리 우대를 받은 가게들이 나온다. 커피전문점 가맹점주 A씨는 신용거래 이력 같은 정보가 부족해 기존 신용등급 7등급으로는 대출을 거절당했다. 사업 성장성과 상환 여력이 반영되자 등급이 6등급으로 올랐고, 대출 승인을 받았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물건을 파는 한 소매업자는 SCB 상위등급을 인정받아 금리를 1.0%포인트 더 깎았다. 모두 시범운영을 앞두고 진행한 사전심사 결과다.
매출이 늘어 가게를 넓히려던 한식당도 사전심사에서 한도 우대를 받았다. 이 한식당은 SNS 입소문을 타고 매출이 꾸준히 올라 2호점을 계획했다. 문제는 기존 대출이 이미 한도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새 매장 인테리어와 투자에 쓸 돈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매출 증가세와 상권 성장성을 따진 정성평가에서 높은 SCB등급을 받으면서 한도를 우대받았고, 필요한 자금을 구할 수 있게 됐다.
한도와 금리를 함께 우대받을 수 있게 된 사전심사 사례도 있다. 한 도소매업 운영자는 영업점에 가지 않고 뱅킹앱으로 대출을 신청했다. 심사에서는 SCB 등급을 포함한 신용도와 성장 가능성을 두루 평가받아 우대 대상에 올랐다. 기존 기준으로 약 3,000만원이던 대출 가능 금액이 4,000만원으로 늘면서 사업자금 1,000만원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약 0.7%p의 금리우대도 함께 받을 수 있게 됐다.
가게의 성장성을 대출에 반영하는 범위는 시범운영을 거쳐 넓힐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참여 은행을 16곳으로 늘리고, 모두 2조 2,000억원 규모의 사업자대출에 SCB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금액은 SCB를 적용할 대상 대출 규모의 목표치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하반기까지 약 1년간 시범운영한 뒤 성과를 분석하고, 제도를 고치고 보완해 더 많은 소상공인 대출상품에 적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