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격 식당 두 곳도 메뉴값 올려, 재료부터 월세까지 다 올랐다
서울 신길동의 착한가격업소가 대부분 메뉴값을 1,000원씩, 20% 가깝게 올렸고, 당산동의 또 다른 착한가격업소도 메뉴값을 2,000~3,000원씩 올렸다.
유선영 기자
서울 신길동의 한 착한가격업소가 대부분의 메뉴값을 1,000원씩 올렸다. 오른 폭은 20%에 가깝다. 당산동의 또 다른 착한가격업소도 메뉴값을 2,000~3,000원씩 올렸다.
신길동 식당은 싼값을 지켜 온 밥집이다. 2024년 3월 29일 당시 이 집은 김치찌개에 반찬 7개를 내주고 6,000원을 받았다. 그 값이 2년째 그대로였다. 주변보다 깨끗하고 값이 싸서 정부가 착한가격업소로 지정한 곳이다.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2년 반 만에 다시 찾았을 때는 대부분의 메뉴값이 올라 있었다.
점주 A씨가 꼽은 부담은 음식 재료에서 끝나지 않았다. 식자재는 물론이고 종이컵 같은 것까지 다 올랐다고 했다. 값을 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물가가 뛰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싼 집으로 통하는 식당이다. 그런데도 여러 비용이 한꺼번에 오르자 메뉴값을 지켜 내기가 어려웠다.
당산동 식당의 한 끼 값도 달라졌다. 3년 8개월 전에는 8,000원 이하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다시 찾은 이곳의 메뉴값은 모두 2,000~3,000원씩 올라 있었다. 메뉴판에는 가격을 고쳐 쓴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점주는 가스와 전기, 월세에 인건비까지 다 올라 음식값을 30% 안팎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당산동 점주의 이야기는 일손을 꾸리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단골을 생각해 버틸 만큼 버텼고, 일하는 사람은 3시간씩 짧게 쓰는 시간제로 두고 있다고 했다. 몸이라도 좀 편해야겠다는 생각에 조금 덜 팔고 값을 조금 올렸다는 것이다. 가스·전기요금과 월세 같은 지출에 더해, 몸으로 직접 일하는 부담까지 가격 인상의 배경에 깔려 있었다.
손님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에도 여러 해 동안의 인상분이 쌓였다. 소비자원 조사를 보면 김밥과 자장면, 칼국수, 냉면 등의 값은 5년 만에 30% 이상 올랐다. 반면 정부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로, 두 달 연속 3%를 밑돌았다. 정부는 지난해보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 안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장을 보는 소비자도 불어난 지출을 이야기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민은 예전에는 1만 5,000원이나 2만 원이면 장을 봤는데, 지금은 평균 5만 원짜리 하나가 금방 나간다고 했다. 싼값을 지키려던 점주들이 오른 비용을 하소연하는 사이, 손님 쪽에서도 장바구니에 드는 돈이 커졌다는 것이다.
두 점주가 든 이유는 조금씩 다르다. 신길동 점주는 식자재와 종이컵 값이 올랐다고 했고, 당산동 점주는 가스·전기·월세·인건비가 올랐다고 했다. 신길동 점주는 값을 올리고 싶지 않았다고 했고, 당산동 점주는 단골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했다. 싼값을 지키고 싶은 마음과 오른 비용 사이에서 메뉴값을 얼마로 매길지, 두 점주의 경험에는 그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