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위스키, 저가·고가 늘 때 3만~10만원 미만만 3.8% 줄었다
이마트의 올해 1~9월 위스키 판매에서 3만~10만원 미만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8% 줄어든 반면 저가와 고가 제품 매출은 함께 늘었다.
유선영 기자
올해 1~9월 이마트에서 팔린 위스키를 가격대별로 나눠 보면 3만~10만원 미만 제품의 매출이 뒷걸음질했다. 전년 동기보다 3.8% 줄었다. 반면 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은 나란히 매출이 늘었다.
같은 기간 3만원 미만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2.7%, 20만원 이상 제품은 43.9% 뛰었다. 10만~20만원 미만 제품도 12.4% 늘었지만 양 끝 가격대의 증가율에는 못 미쳤다. 위스키 손님의 손이 가장 싼 병과 가장 비싼 병 쪽으로 몰리는 사이, 가운데 가격대는 매출이 줄거나 더디게 자랐다.
날마다 쓰는 물건에서는 싼값을 앞세운 판매가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전 상품을 5,000원 이하에 파는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4조 5,363억원을 올렸다. 전년보다 14.3% 늘어난 규모다. 이마트가 지난해 8월 내놓은 5,000원 이하 자체브랜드(PB) ‘5K프라이스’는 출시 후 1년 동안 400여종이 4,000만개 넘게 팔렸다.
롯데마트 PB에서도 5,000원 이하 상품이 전체 성장세를 앞질렀다. 올해 1~9월 5,000원 이하 PB 상품 매출은 37% 늘었다. 롯데마트 전체 PB 매출 증가율은 15%였다. 5,000원 이하 상품이 전체의 두 배를 웃도는 속도로 큰 셈이다.
이런 소비에서는 한 사람이 상황에 따라 초저가 상품과 고가 상품을 오간다. 매일 쓰고 자주 사는 물건은 값을 아끼고, 자신에게 중요한 상품이나 경험에는 지갑을 연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초저가 상품의 품질을 믿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값이 크게 부담되지 않으니 처음 보는 제품을 써 보거나 계획에 없던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기도 쉬워졌다.
명품·프리미엄 화장품을 주로 사는 소비자에게 중저가 제품을 고르는 이유를 물었더니 ‘중저가임에도 좋은 품질’이 23.8%로 가장 많았다. ‘부담 없이 자주 사용’이 14.3%, ‘시험 삼아 사용’이 12.5%로 뒤를 이었다.
다이소 뷰티 제품에 쓴 돈도 불어났다. 올해 3월 기준 최근 1년간 다이소 뷰티 제품 구매액은 3,619억 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6% 늘었다. 다이소 전용 세컨드 브랜드의 구매액은 853억원으로 58.2% 뛰었다. 올해 다이소 화장품 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9.8%가 다이소 화장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추석 선물 예약도 싼 쪽과 비싼 쪽으로 쏠렸다. 롯데마트의 올해 추석 사전예약에서 5만원 미만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5%, 20만원 이상 상품은 60% 늘었다. 중간 가격대도 매출은 늘었지만 오름폭이 작았다. 5만~10만원 미만은 15%, 10만~20만원 미만은 5% 느는 데 그쳤다. 이마트 위스키에서도, 롯데마트 추석 사전예약에서도 가운데 가격대의 매출 증가율은 저가·고가에 못 미쳤다. 중간 가격대 메뉴와 상품으로 장사하는 가게에는 숙제가 하나 남는다. 매일 하는 장보기의 가격 부담과 특별한 날의 만족 사이에서 손님에게 어떤 선택 이유를 내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