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가게도 육아휴직 보장 대상
5인 미만 사업장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하며, 이를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한 사업주는 처벌 대상이다.
정아론
직원이 5인 미만인 사업장 노동자 가운데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31.9%에 그쳤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가 11월 6일 공개한 설문 결과다.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인 작은 가게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보장 대상이다.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장 규모를 따지지 않고 모든 노동자에게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한다. 휴가를 썼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준 사업주는 처벌받는다.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말했다가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상담도 들어왔다. 온라인노조 5인미만지부에 상담한 대학 부설 연구지원기관 노동자 A씨에 따르면, 회사는 해고를 통보한 뒤 회의에 들어오지 말고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자리를 옮기라고 지시했다. A씨가 해고 통보를 문서로 달라고 하자 회사는 ‘5인 미만 사업장이기 때문에 문서로 줄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해고된 뒤 노동자가 기댈 수 있는 구제 절차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막힌다.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부당해고 보호 대상에서 뺐다. 노조는 이 때문에 육아휴직 등을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돼도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내는 식의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A씨 역시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를 다툴 수 없어 민사소송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번 설문은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가 글로벌리서치에 맡겨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에게 물었다.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답은 5인 미만 사업장이 33.5%, 300인 이상 사업장이 75.0%였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쓴다는 답은 72%였다. 가족돌봄휴가도 5인 미만 사업장 30.2%, 300인 이상 사업장 63.7%로 차이가 컸다. 작은 사업장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자유 사용 응답은 모두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가족돌봄휴가 응답도 절반 이하에 머물렀다.
실제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사람들을 봐도 사업장 규모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67만 7,979명 가운데 300인 이상 사업장 소속은 41.3%, 5인 미만 사업장 소속은 10.4%였다. 2024년 기준 종사자 수는 300인 이상 사업장 358만명, 5인 미만 사업장 318만명으로 엇비슷했다. 그런데 급여를 받은 사람 수는 약 4배 차이가 났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작은 가게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는 것이다. 우선 부당해고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연차와 공휴일 제도부터 연내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를 위해 ‘긴급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근로기준법 적용 청원’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