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일하는 날 줄이는 ‘저속 은퇴’ 제안
머니트레이너 A씨가 10월 28일 은퇴 후 퇴직금을 들여 무리하게 창업하기보다 일주일에 2~3일 일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저속 은퇴’를 제안했다.
시유란
퇴직금을 들여 무리하게 가게를 차리지 말고 일주일에 2~3일만 일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가자는 ‘저속 은퇴’ 제안이 나왔다. 머니트레이너 A씨가 10월 28일 내놓은 이야기다.
A씨가 가장 먼저 짚은 것은 퇴직금으로 벌이는 무리한 창업이다. 그는 매출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이유만으로 치킨·피자·베이커리·커피전문점 같은 프랜차이즈에 선뜻 뛰어드는 일을 경계했다. 퇴직금으로 매장을 열면 점주가 들이는 노동시간과 버는 돈, 투자한 돈이 어떻게 되는지도 함께 따져봤다.
그가 든 예시는 이렇다. 아르바이트생은 월 250만원을 받으며 비교적 자유롭게 일한다. 점주는 하루 10시간씩 매장을 지켜도 손에 쥐는 돈이 월 350만원에 그칠 수 있다. 명절에도 휴일에도 가게에 나와 아르바이트생보다 100만원을 더 버는 셈이라는 게 A씨의 계산이다. 그는 투자금을 은행에 넣어뒀다면 받았을 이자도 꺼내 들었다. 매일 긴 시간을 버텨 그만큼 버는 처지라면 가게를 접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고 창업을 아예 말리지는 않는다. A씨는 창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며, 자신이 겪어본 분야에서 시작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그가 경계한 것은 프랜차이즈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줄 것이라 믿고 뛰어드는 창업이다. 퇴직금으로 프랜차이즈 매장을 차리기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경제활동을 이어가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그가 대안으로 내놓은 저속 은퇴는 일을 한 번에 끊는 대신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근무를 줄이는 구상이다. 일주일에 5일 하던 일을 2~3일로 줄이고, 남는 시간은 여가로 돌리자는 것이다. 생계를 위해 일할 때보다 소득은 줄 수 있다. 대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의 목적을 바꿀 시점으로는 55~60세 이후를 꼽았다. 그때까지는 생계형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그 뒤로는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가자는 것이다. A씨는 이를 ‘자아실현형 경제활동’이라고 불렀다. 은퇴했다고 일을 삶에서 통째로 덜어내지 말고, 조금씩 줄여가며 이어가자는 뜻이다.
A씨는 일의 방향을 바꾼 사례로 70대 부부를 소개했다. 35년간 수학 교사로 일하다 은퇴한 뒤 지금은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는 부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두 사람의 월수입은 150만원이다. 노인복지관과 실버타운 등에서 노래 교실도 운영하는데, A씨는 두 사람이 여기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준비는 은퇴를 앞둔 50대부터 시작하라는 게 A씨의 조언이다. 직업 훈련과 교육을 직접 받아보라는 것이다. 여러 교육을 듣다 보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꼽은 통로는 중장년 일자리센터와 고용24, 국민내일배움카드 등이다. 퇴직금으로 가게를 열어 하루 10시간씩 매장을 지키는 대신, 벌이는 줄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일주일에 2~3일 하며 여가를 늘리자는 것이 그의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