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젤리가 ‘수험생 영양제’로 둔갑, 23곳 적발·고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0월 28일 일반식품을 수험생의 집중력·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제품처럼 광고한 23개 업체를 적발해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임상용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월 28일 일반식품을 수험생의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높여 주는 제품처럼 광고한 23개 업체를 적발했다. 식약처는 지방자치단체에 이들 업체의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문제의 광고가 붙은 제품은 당류 가공품, 사탕류, 젤리, 기타 가공품 같은 일반식품이다. 업체들은 이 제품들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우울증 같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다고 광고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를 노린 광고다. 식약처는 이들 제품이 집중력 향상 같은 기능성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도, 영양제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일반식품에 ‘수험생 영양제’, ‘고3 영양제’라는 이름을 붙여 건강기능식품처럼 홍보한 경우도 있었다. 일부 업체는 ‘대치동 영양제’, ‘청소년 영양제’, ‘수험생 집중력 영양제’ 같은 말을 해시태그로 달아 구매를 부추겼다.
효과를 대놓고 내세운 문구는 거짓·과장 광고에 걸렸다. ‘집중력 향상’, ‘정신력 개선’, ‘섭취 즉시 몰입력과 에너지를 높여주는’ 같은 표현이다. 원료의 효능을 제품 자체의 효능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 기만 광고도 함께 적발됐다.
원료가 집중력과 어떤 관계인지는 브리핑에 나온 서울과기대 교수가 풀어 설명했다. 그는 기능성 원료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효능이나 효과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각성은 잠이 덜 오는 상태일 뿐, 집중력이 강해지는 것과는 다르다고도 했다. 일부 제품이 앞세운 ‘티로신’, ‘L-도파’ 성분을 두고는 건강한 사람의 집중력을 높인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점검한 제품 가운데 10종에는 각성 성분이 든 과라나 추출물이 들어 있었다. 각성 원료가 든 식품을 지나치게 먹으면 불면이나 불안, 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청소년의 하루 각성 성분 섭취 권고량은 체중 1㎏당 최대 2.5㎎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일부 제품은 한 포에 각성 성분이 100㎎ 들어 있었다. 체중 40㎏인 청소년의 하루 최대 권고량 100%를 한 포가 채우는 셈이다.
적발 업체들이 판 제품은 24종이고, 상자로 치면 41만 개다. 판매액은 약 71억원에 이른다. 식약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장은 한 업체가 56억원어치를 팔아 전체 판매액의 약 8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는 매입 단가의 14배에 이르는 폭리를 취했다고 했다.
식약처는 수험생을 노린 부당 광고 점검을 강화하고, 부당 광고를 되풀이하는 업체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부당 광고로 1억원 이상 판매한 업체의 과세 자료는 국세청에 넘겨 세금 탈루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행정처분 요청과 경찰 고발로 이어진 광고에는 ‘수험생 영양제’, ‘고3 영양제’ 같은 문구와 함께 ‘집중력 향상’, ‘정신력 개선’, ADHD·우울증의 예방·치료 효과를 앞세운 표현이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