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산업, 가맹사업 목적 추가하고 12월 식품부문 떼어낸다
하림산업이 올해 1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12월 1일 더미식·푸디버디 등 간편식 브랜드를 포괄하는 식품사업 분할을 추진한다.
시유란
하림산업이 식품사업을 떼어낸다. 올해 1월 사업목적에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넣은 데 이어, 12월 1일에는 더미식·푸디버디 등 간편식 브랜드를 묶은 식품사업 분할에 나선다.
새로 넣은 사업목적은 가맹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대리점업, 음식점업·외식업, 종합상품 중개업이 함께 들어갔고, 6월에는 상품권 발행·유통업도 더했다. 식품을 만들던 회사가 외식업과 가맹사업까지 할 수 있도록 정관의 울타리를 넓힌 셈이다.
식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일은 앞으로 하림식품이 맡는다. 하림산업이 10월 26일 공시한 인적분할 계획을 보면, 기존 법인은 서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에 힘을 모으고 신설 법인은 식품 제조·가공과 유통·물류사업을 가져간다. 2019년 하림식품을 흡수합병한 지 7년 만에 다시 사업을 나누는 것이다. 분할기일은 12월 1일이다.
하림그룹은 닭고기 도계에서 육가공, 사료까지 한 줄로 잇는 축산 수직계열화를 갖췄다. 익산 퍼스트키친에서 나오는 소스와 가공식품, 원육을 매장에서 바로 소비해 줄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으면 그룹으로서는 판로가 하나 더 생길 수 있다. 하림산업은 이 종합식품 생산시설에 약 5,200억원을 쏟아부었고, 여기서 라면과 즉석밥, 만두 같은 가정간편식 제품군을 늘려 왔다.
공장을 짓고 제품 가짓수를 늘렸지만 장부는 나아지지 않았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영업손실도 함께 불었다. 매출은 2024년 802억원에서 2025년 1,094억원으로 올랐는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76억원에서 1,467억원으로 커졌다. 2025년에는 영업손실이 매출보다 373억원 많았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쌓인 영업손실은 5,296억원에 이른다. 팔리는 물건은 늘었는데 적자는 계속 쌓이는 상황에서 식품사업을 떼어내는 것이다.
빚은 대부분 기존 법인에 남는다. 9월 말 기준으로 분할 뒤 하림식품이 넘겨받는 자산은 5,793억원, 부채는 59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1.3%로 상대적으로 가볍다. 반면 하림산업 부채의 약 96%인 1조 3,813억원은 서울 양재 물류단지 개발을 맡는 존속 법인에 그대로 둔다. 식품사업과 부동산 개발사업을 나누면서 무거운 짐은 기존 하림산업이 지는 구조다.
회사를 둘로 나눠도 주인은 같다. 하림지주가 하림산업과 하림식품 지분을 각각 100% 갖고, 기존 자산과 부채도 그룹 연결재무제표에 계속 잡힌다. 신설 식품 법인을 낮은 부채비율로 출범시켜도 그룹 전체가 짊어진 재무 부담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림그룹은 식품과 부동산 사업을 각각 전문화하고 자금을 더 효율적으로 굴리겠다는 방침이다.
가맹점주들이 걱정할 만한 대목도 있다. 하림식품이 구상하는 프랜차이즈가 제조사 재고와 원자재를 점주에게 떠넘기는 창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대기업 식품 제조사가 이끄는 외식 가맹사업은 매장 하나하나의 수익보다 공장 가동률과 계열사 식자재 공급 단가를 지키는 쪽에 무게가 실리기 쉽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필수품목 제도 개선처럼 원부자재 강매와 과도한 차액가맹금 수취를 겨냥한 규제도 점점 세지고 있다. 업계는 하림식품이 자영업 현장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상생 가맹 모델을 내놓을지, 또 다른 내부 밀어내기 논란을 부를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