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값 37.7% 내렸는데 배달 치킨은 여전히 3만원 안팎
육계값 하락에도 배달 치킨값이 유지되는 가운데 업계는 가맹점 비용 상승을, 소비자단체는 육계 납품가격과 매출원가율 하락을 가격 논란의 근거로 들고 있다.
시유란
치킨용 육계 가격이 3월보다 37.7% 떨어졌다. 그런데 배달 치킨 한 마리 값은 배달비를 더하면 여전히 3만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닭값은 내려가는데 치킨값은 그대로이다 보니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에 주로 쓰는 9~10호 육계 값은 3월 1㎏당 5,308원이었다가 9월 30일 3,308원까지 떨어졌다. 그사이 교촌치킨은 2023년 4월, bhc는 2023년 12월, BBQ는 2024년 6월 이후로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월 6일 bhc·BBQ·교촌치킨 본사를 현장조사했다. 조사에는 가격 담합을 맡는 카르텔조사국 인력이 나섰다.
본사 권장가는 대표 메뉴와 순살 메뉴가 다르다. 대표 메뉴는 BBQ 황금올리브치킨과 교촌 허니콤보가 2만 3,000원씩이고, bhc 뿌링클이 2만 1,000원이다. 순살 메뉴는 BBQ 황금올리브 순살 2만 5,000원, 교촌 후라이드양념반반순살 2만 3,000원, 굽네 고추바사삭 순살 2만 900원이다.
손님이 배달앱에서 보는 값이 본사 권장가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10월 배달의민족을 살펴보니 bhc 후라이드는 권장가 2만원보다 2,000원 비싼 2만 2,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처갓집 후라이드도 권장가 1만 9,000원에 3,000원이 얹힌 2만 2,000원이었다. 여기에 배달비 3,000원 안팎이 따로 붙는다.
업계는 값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로 닭고기 말고 다른 비용을 든다. 닭을 도계해 자르고 염지하는 가공비부터 인건비, 물류비, 식용유·포장재값, 배달 플랫폼 수수료, 임차료까지 줄줄이 올랐다는 것이다. 가맹점마다 비용 구조가 다르고 최종 판매가는 점주가 정하는 만큼 본사가 한꺼번에 값을 내리기는 어렵다고도 한다. 예전에 닭값이 뛰었을 때는 본사가 비용을 떠안고 가격 인상을 미뤘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소비자단체협의회의 분석은 다르다. 프랜차이즈의 육계 납품가격이 2024년 전년보다 평균 7.7% 내렸다는 것이다. 같은 해 매출원가율도 떨어졌고 굽네·BBQ·bhc의 영업이익은 늘었다고 협의회는 봤다. 업계는 가공과 판매에 드는 비용이 올랐다는 점을, 소비자단체는 납품가격과 매출원가율이 내려갔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맞서고 있다.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배달 치킨 대신 냉동치킨에 손이 가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11월 4일 내놓은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외식 물가는 2.9% 올랐다. 2월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식품업계는 외식 물가 상승에 1인 가구 증가, 냉동식품 품질 개선이 겹치면서 냉동치킨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본다.
배달 치킨을 파는 가게로서는 냉동치킨까지 경쟁 상대가 된 셈이다. 손님이 집에서 먹을 만큼만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서다. 식품업체들은 배달 치킨보다 싼 값과 간편한 조리법을 내세워 제품을 늘려 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6~9월 냉동치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