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카드 할부 28.2% 증가, 미룬 결제에 수수료
올해 3분기 개인 신용카드의 국세·지방세 등 할부 이용액이 3조 5,2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늘었다.
유선영 기자
올해 3분기 개인 신용카드로 국세·지방세 등을 할부 결제한 금액이 3조 5,273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늘었다.
이 수치는 8개 전업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이용 실적을 모은 것이다. 세금 할부 이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7,505억원에서 7,76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금을 일시불로 낸 금액은 9조 3,721억원으로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금 카드 결제액이 늘어난 몫의 90% 이상이 할부에서 나왔다. 한 번에 내는 결제보다 나눠 내는 결제가 훨씬 가파르게 늘었다.
세금 카드 결제 가운데 할부가 차지하는 몫도 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22.8%였던 비중이 올해는 약 27.3%로 4.5%포인트 올랐다. 달별로 보면 세금 할부 이용액은 8월 7,646억원에서 9월 1조 958억원으로 한 달 새 3,312억원 뛰었다. 세금은 납부 일정에 따라 달마다 결제액이 크게 출렁인다. 그래도 분기 전체로 봐도 할부가 일시불보다 빠르게 늘었다.
카드값 일부를 다음 달 이후로 넘기는 리볼빙 잔액도 불었다. 9월 말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 52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 말 6조 7,245억원보다 3,276억원(4.9%) 많다. 리볼빙은 카드 청구액 가운데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를 다음 달 이후로 미루는 방식이다. 세금을 할부로 나눠 내는 사이, 갚을 카드값을 뒤로 미룬 잔액도 함께 쌓였다.
리볼빙 잔액은 최근 두 달 사이에도 계속 늘었다. 7월 말 6조 8,759억원이던 잔액은 9월 말까지 두 달 만에 1,762억원(2.6%) 증가했다. 8개 전업카드사 모두 9월 말 리볼빙 이월잔액이 7월 말보다 많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돈을 융통하려고 대출 대신 리볼빙을 쓰거나, 세금을 일시불 대신 할부로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잔액은 같은 두 달 동안 오히려 줄었다. 카드론 잔액은 7월 말 42조 7,957억원에서 9월 말 42조 3,404억원으로 4,553억원(1.1%) 감소했다. 현금서비스 잔액도 같은 기간 7조 251억원에서 6조 6,172억원으로 4,079억원(5.8%) 빠졌다. 지난해 9월 말과 견주면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잔액은 모두 늘었다. 하지만 최근 두 달만 떼어 보면 리볼빙은 불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줄어드는 흐름이었다.
카드사들은 가계대출 관리 목표에 맞춰 대출 규모를 조절해 왔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로 낮추자 카드사들도 대출 취급 조절에 들어갔다. 관리 목표는 8월 들어 3%로 다시 올라갔다. 그래도 카드업계는 대출을 늘릴 여력이 아직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개인카드로 세금을 나눠 내거나 카드값 일부를 뒤로 미루는 사장님이라면, 당장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현금은 줄일 수 있다. 대신 그 대가로 금융비용이 붙을 수 있다. 세금 카드 할부는 카드사와 이용 조건에 따라 수수료가 나올 수 있다. 리볼빙은 다음 달 이후로 넘긴 이월금액에 수수료가 매겨지고, 적용 수수료율은 최대 연 19%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