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대 뷔페 붐비고 냉동치킨 잘 팔린다, 고물가 속 하향 소비
가격을 유지하며 메뉴를 늘린 중저가 뷔페에 손님이 늘고, 냉동 치킨 매출과 대용량·초저가 상품 구매도 증가했다.
유선영 기자
이랜드이츠의 애슐리퀸즈 NC송파점은 7월 매장을 새로 단장했다. 그 뒤 3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이 12만명에 이르렀다.
물가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씀씀이를 줄이거나 사는 곳과 브랜드를 바꾸는 ‘하향 소비’가 번지고 있다. 외식은 정해진 값에 여러 메뉴를 고를 수 있는 곳으로, 장보기는 대용량 할인점이나 초저가 상품으로 옮겨 가며 생활비를 아끼는 식이다.
이 매장은 평일 저녁 성인 가격을 2만 5,900원에 묶어 두고 메뉴는 최대 30% 늘렸다. 하루 평균 1,300명 이상이 찾는다. 전국 애슐리퀸즈 120개 매장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외식비가 부담스러워지자 한 번 낸 값으로 여러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중저가 뷔페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 한화아워홈이 5월 내놓은 중저가 뷔페 ‘테이크’도 2만원대 가격을 앞세워 4개월 만에 방문객 10만명을 모았다. 연내 4호점 출점도 추진하고 있다.
집에서는 배달 치킨 대신 냉동 간편식에 손이 간다. 배달비 부담까지 겹치자 냉동 치킨을 사다 직접 조리해 먹는 집밥족이 늘었다. CJ제일제당 ‘고메 소바바치킨’의 6월~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뛰었다. 오뚜기의 냉동치킨 매출도 지난해 전년보다 10% 늘었다.
장바구니에는 대용량 상품과 소포장 초저가 상품이 함께 담긴다.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올해 1월~10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늘었고, 누적 방문객은 1억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 매출은 전년 대비 21%, 수입 소고기는 20% 증가했다. 4~5인분 이상씩 묶어 팔지만 1g당 값이 싸다는 점이 통했다.
5,000원 이하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식품 구매액이 약 1,82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다. 특히 건·견과류와 양념류가 많이 팔렸다. 과자 같은 군것질거리를 넘어 식탁에 오르는 상품으로 소비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도 적은 돈으로 장을 보려는 손님을 겨냥해 초저가 자체브랜드(PB) ‘5K프라이스’와 균일가 매장 ‘와우샵’을 운영한다. 5K프라이스의 8월~10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다. 대용량 상품의 단위당 가격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와 적은 돈으로 초저가 상품을 사는 소비가 나란히 커진 셈이다.
좋아하는 브랜드는 그대로 두고 더 싸게 살 수 있는 곳을 찾아가는 소비도 있다. 유명 브랜드 이월상품을 할인해 파는 신세계백화점 팩토리스토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 늘었다. 7월~10월에는 패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명품 매출이 16% 증가했다.
정해진 가격에 여러 메뉴를 먹을 수 있는 뷔페에는 손님이 늘고, 배달비가 부담스러운 집에서는 냉동 치킨을 직접 조리한다. 장을 볼 때는 단위당 가성비를 따져 대용량 상품과 소포장 초저가 상품을 함께 고른다. 동네 외식·배달 가게 사장님에게는 질문이 남는다. 한 가격에 메뉴를 몇 가지나 담을지, 그리고 배달비가 손님의 이런 선택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