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개시결정까지 춘천 2.9개월, 의정부 13.2개월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올해 상반기 개인회생 사건의 접수부터 개시결정까지 걸린 평균 기간이 법원별로 최대 4.6배 차이를 보였다.
시유란
빚을 정리하려 개인회생을 신청해도 어느 법원에 냈느냐에 따라 기다리는 시간이 크게 달랐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개인회생 사건이 접수된 뒤 개시결정이 나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법원별로 최대 4.6배 차이가 났다.
가장 빨랐던 곳은 춘천지법으로 평균 2.9개월이었다. 수원회생법원은 4개월, 인천지법은 4.5개월, 서울회생법원은 4.9개월이 걸렸다. 반면 대구회생법원은 12개월, 의정부지법은 13.2개월이 지나서야 개시결정이 났다. 같은 결정을 받는 데 의정부지법 신청자는 춘천지법 신청자보다 평균 10.3개월을 더 기다린 셈이다.
빚을 갚으며 생계를 꾸려야 하는 신청자에게는 앞으로 얼마를, 언제까지 갚을지 정해지는 시점도 중요하다. 개시결정과 변제계획 인가가 늦어지면 채무가 조정될지조차 모르는 채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한다. 가게 문을 닫은 뒤 남는 빚도 적지 않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보면 폐업을 결심할 무렵 빚을 안고 있던 비율은 68.5%였고, 평균 부채는 8,531만원이었다.
개인파산도 사건을 접수해 파산선고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역마다 달랐다. 부산회생법원이 평균 1.8개월로 가장 빨랐고, 대전회생법원은 5.1개월로 가장 오래 걸렸다. 서울회생법원은 2.2개월로 전국 평균인 3.1개월보다 짧았다.
빚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늘고 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사건은 12만 4,7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파산은 3만 2,844건으로 6.5% 증가했다. 다만 이 건수는 소상공인만이 아니라 전체 신청자를 합친 수치다.
신청할 때 챙겨야 할 서류도 법원마다 달랐다. 법원행정처가 도산법연구회에 맡긴 조사에서 개인회생 신청 때 꼭 내야 하는 서류는 대전지법이 30여 개, 전주지법이 70여 개였다. 급여증명서 제출 기간이나 가상자산 보유 내역 같은 요구 자료도 제각각이었다.
어느 법원에 신청할지는 주소지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채무자회생법 제3조는 개인회생·파산 사건의 관할을 정할 때 채무자의 주소지 말고도 법에서 정한 영업소나 계속 다니는 직장의 소재지 등을 함께 따진다. 실제로 사는 곳이나 일하는 곳이 바뀌면 신청할 수 있는 법원도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생활 터전을 옮겨 빚 정리에 나선 사업자도 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작은 사업체를 꾸리던 A씨는 사업에 실패해 빚이 불어나자 개인회생을 신청하려고 서울의 원룸텔로 거처를 옮겼다. 원래 살던 곳을 관할하는 의정부지법보다 서울회생법원의 개시결정 평균 기간이 짧았기 때문이다. A씨는 서울에서 실제로 지내며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몇 달 만에 개시결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