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대출 미끼로 수수료 49억 7,000만원, 53명 송치
정부 지원 대출을 중개하며 수수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53명이 송치됐으며, 일정 자격을 충족한 정부 지원 대출은 별도 중개 수수료 없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임상용 기자
서울 관악경찰서는 11월 4일 정부 지원 대출을 중개해 주고 수수료 49억 7,000만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불법 사금융업체 대표와 임직원, 법률사무소 관계자 등 53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노린 상대에는 은행 같은 일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소상공인과 사회초년생 등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부중개업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저신용자 3,481명에게 모두 466억원 규모의 대출을 알선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10월 22일 이들을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미끼는 정부 지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말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른바 ‘1차 콜업체’가 텔레그램 등에서 대출 희망자의 개인정보를 모으면, 영업팀이 이 정보를 들고 전화를 돌렸다. 정부 정책 기관이나 대출 중개업체를 사칭해 전화를 걸기도 했다. 이어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대출이 되는지 조회했다. 대출이 실행되면 실제 대출금의 10~15%를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갔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정부 지원 대출은 정해진 자격 요건을 갖추면 중개 수수료 없이 본인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른다는 점을 파고들어 대출 컨설팅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대부업법은 대부중개업자가 거래상대방에게서 중개 수수료를 받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어기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정부 지원 대출조차 받기 어려운 최저 신용자에게는 채무조정 사건을 알선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는 개인회생·파산 같은 채무조정 사건을 법률사무소 2곳에 넘겼다. 경찰이 확인한 알선 대가는 7,875만원이다. 경찰은 이 돈을 주고받은 관련자들을 추가로 입건했고, 법률사무소 관계자 4명 등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범행에 쓰인 대포통장을 건넨 10여 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함께 송치됐다.
경찰은 4월 첩보를 입수해 탐문수사 등을 거친 뒤 수사에 들어갔다. 경기 지역의 불법 사금융업체 사무실과 범행에 쓰인 금융계좌 등을 압수수색해 수수료 입금 내역과 피의자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범죄수익금 가운데 4억 3,000만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정부 지원 대출을 알아보는 사장님에게 경찰이 권한 창구는 은행 등 정식 금융기관이다. 경찰은 이곳에서 서민금융지원 대출 상품을 안내받으라고 당부했다.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이 대출 상품을 소개해 주겠다며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불법행위로 피해를 봤다면 곧바로 112에 신고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