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평가 지침 전면 개정, 50인 미만 사업장 과태료는 2028년부터
고용노동부가 11월 4일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 전부개정안을 발령해 노동자대표의 평가 참여를 보장하고 평가 일정 사전 고지와 작업 시작 전 결과 공유 절차를 정비했다.
임상용 기자
고용노동부가 11월 4일 사업장 위험성평가 지침 전부개정안을 발령했다. 노동자대표가 평가에 참여할 수 있게 보장했다. 평가 일정을 미리 알리고 작업 시작 전에 결과를 공유하는 절차도 손봤다.
위험성평가는 일터의 유해·위험 요인을 사업주가 노동자와 함께 찾아내 고치는 산재 예방 활동이다. 2013년 제도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일부 사업장은 평가를 아예 하지 않거나 서류로만 해치운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정부가 노동자 참여와 사업주 책임을 강화한 배경이다. 이번 지침은 산업안전보건법과 하위법령 개정에 맞춰 평가를 언제, 어떻게 하는지 세부 기준을 새로 정리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과태료 규정 신설이다. 사업주가 평가를 하고 노동자를 참여시키는 의무를 실제로 지키게 하려는 장치로, 작은 가게도 대상에 들어간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은 2027년 1월 1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8년 1월 1일부터 과태료를 물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장이 스스로 지키도록 이끄는 데 무게를 두고 규정을 운용할 계획이다.
평가에는 실제로 일하는 노동자의 목소리가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자대표의 참여를 보장하는 의무가 새로 생겼다. 노동자대표가 참여를 요구하면 사업주는 일정과 방법, 범위 등을 협의해 함께해야 한다. 협의 때는 평가가 얼마나 중요하고 급한지를 따진다. 평가 날짜를 노동자에게 미리 알리는 규정도 함께 마련됐다.
평가 시기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 안전을 확보하는 쪽으로 당겨졌다. 평가에서 찾은 위험 요인을 모두 고친 뒤에 일을 시작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이에 따라 최초 평가와 수시 평가는 작업 시작 전까지 마치도록 시기를 못 박았다. 정기평가는 1년마다 재검토하던 방식에서 매년 1회 이상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도급 사업장에서는 도급인과 수급인이 평가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지침은 양쪽이 따로 평가하도록 했다. 개정 지침은 따로 해도 되고 함께 해도 되도록 길을 열었다. 공동평가에는 도급인과 그 소속 노동자, 수급인과 그 소속 노동자가 모두 참여한다. 고용노동부는 수급인 노동자가 쓰는 기계·설비를 고치는 등 실제 안전환경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작은 사업장이 평가를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지원도 이어진다. 고용노동부는 휴대전화로 위험성평가를 손쉽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작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안전보건 컨설팅도 계속 제공한다. 과태료가 먼저 적용되는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사업주단체 등과 손잡고 홍보와 교육을 집중한다. 세부 내용을 풀어 쓴 사업장 안내서와 FAQ 해설서는 연내 배포할 예정이다.
직원을 새로 뽑거나 맡은 일을 바꿀 때도 챙길 절차가 생겼다. 대상은 새로 채용된 노동자와 작업 대상이나 내용이 바뀐 노동자다. 사업주는 이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해당 작업의 위험성평가 결과를 안전보건교육 등으로 알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