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시설 안전규제, 풀 때도 영향분석·심사 받는다
정부가 11월 3일 국무회의에서 식품·시설 안전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할 때도 규제영향분석과 규제심사를 거치도록 범위를 구체화한 행정규제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임상용 기자
정부가 11월 3일 국무회의에서 행정규제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식품·시설 안전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할 때도 규제영향분석과 규제심사를 거치도록 그 범위를 구체화했다.
중앙행정기관이 안전규제를 없애거나 풀 때 밟는 절차가 달라진다. 규제영향분석 의무와 규제합리화위원회 심사는 지금까지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할 때 적용됐다. 앞으로는 국민의 생명·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재난·사고·질병의 예방과 관리 등을 위한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할 때도 같은 절차를 밟는다. 규제를 맡은 중앙행정기관이 영향을 분석하면 위원회가 심사한다.
가게에서 다루는 식품과 시설의 안전기준도 심사 대상이다. 식품의 제조·가공·유통 등 식품안전을 지키는 규제, 건축물·시설물의 설치·유지·관리 등 안전을 지키는 규제가 여기에 해당한다. 각종 제품의 위해성 판단 기준과 안전 기준 같은 생활안전 규제도 들어간다. 먹거리뿐 아니라 제품과 시설의 안전기준을 낮출 때도 심사를 거쳐야 하는 셈이다.
생명·안전 관련 규제를 없애거나 풀 때 일부는 '중요 규제'로 분류된다. 국제기준에 비춰 규제 수준이 불충분하거나 불합리한 규제,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규제 등이다. 중요 규제는 규제합리화위원회가 더 면밀하게 검토하고 심사한다.
규제영향분석서는 입법예고 기간에 공개된다. 중앙행정기관은 작성한 분석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공표하는데, 생명·안전 규제를 폐지·완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개정안은 여기에 행정예고를 더해 예고 기간 동안에도 분석서를 공개하도록 했다.
이미 도입된 규제도 다시 따져본다. 사회·경제적 여건에 맞지 않거나 이해관계인 등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규제 등은 사후규제영향평가로 타당성을 검증한다. 기존 규제가 정책 목적을 달성했는지, 달라진 환경에도 적정한지를 객관적·과학적 방법으로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내놓는다. 2023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운영해 온 평가체계를 이번에 법제화한다.
사후평가는 규제가 실제로 어떻게 집행됐고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부터 살핀다. 규제 목적을 얼마나 이뤘는지, 수단이 적합했는지, 정책환경이 바뀐 뒤에도 규제가 필요하고 적정한지도 평가 항목에 들어간다. 위원회는 평가할 규제를 고를 때 필요하면 이해관계인이나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평가를 맡은 소관 부처 등에는 결과를 보완하거나 설명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식품·시설 안전기준을 지키며 장사하는 가게와 직접 맞닿은 변화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준을 완화할 때 거치는 분석·심사 절차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규제의 집행 문제를 따지는 평가체계다. 식품 제조·가공·유통 기준이나 건축물·시설물 안전기준을 풀려는 중앙행정기관도 이제 규제영향분석과 위원회 심사를 거치게 된다. 개정 법률과 시행령은 11월 13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