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주문 빙자한 대리 송금 사기, 55명 검거
강원경찰청은 군 간부 등을 사칭한 노쇼 사기에 공조 대응해 약 164억원의 피해를 예방했으며, 군 사칭 관련 상담은 국방헬프콜(1303)로 연결된다.
강예솔
강원경찰청은 11월 2일 국방부·국가정보원과 공조해 군 간부 등을 사칭한 ‘노쇼 사기’ 국내외 가담자 55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세 기관이 함께 막아낸 피해는 약 164억원에 이른다.
수법은 소상공인 가게에 들어온 대량 주문에서 시작됐다. 조직은 군 간부나 지자체 공무원 행세를 하며 부대 행사에 쓸 단체 음식, 지자체 행사용 물품 등을 주문했다. 그러고는 연락을 끊고 사라지거나, 대신 송금해 달라고 꾀어 돈을 가로챘다. 음식·물품 주문을 받는 가게를 골라 기관 관계자 행세로 대리 결제까지 끌어낸 것이다.
중국에 작업장을 차린 이 조직은 공공기관 입찰 담당 공무원은 물론 납품업체 직원까지 사칭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피해자 4명에게 물품을 대신 사 달라며 모두 1억 6,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에게 사기와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해 수사했다.
수사는 해외 작업장과 국내 가담자를 동시에 겨눴다. 경찰은 국가정보원이 확보한 정보로 중국 내 작업장 위치를 찾아내 총책 등 관리자급 9명을 현지에서 붙잡았다. 국내로 들어온 조직원도 뒤쫓아 검거한 뒤 구속했다. 아직 해외에 머무는 관리자급 1명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쫓고 있다. 강원경찰청은 해외 수사기관과 손발을 더 맞춰 현지 검거와 증거 확보, 국내 송환까지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발표된 55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공조 수사로 붙잡은 국내외 가담자다. 중국 작업장 총책부터 국내 유심 공급책, 명의를 빌려준 사람까지 포함됐다. 강원경찰청과 국방부·국가정보원은 조직을 쫓는 수사에 더해 신고 상담과 범행 전화번호 차단까지 한 줄로 잇는 공조 체계를 갖췄다. 강원경찰청은 국방부, 드라마 ‘신병4’ 출연 배우들과 함께 군 사칭 노쇼 사기 피해 예방 영상을 만들어 전국에 배포했다.
전화번호 차단은 국방헬프콜 신고에서 출발한다. 경찰은 올해 1월부터 국방헬프콜에 신고된 범행 전화번호를 실시간으로 넘겨받아 통신사에 차단을 요청하고,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렇게 막은 전화번호가 119개, 관련 수사로 붙잡은 국내 가담자가 24명이다.
상담 전화가 피해를 막아낸 경우도 많았다. 국방헬프콜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상담한 군 사칭 관련 민원전화는 2,633건이다. 이 가운데 2,055건에서 막아낸 피해가 약 164억원에 이른다.
군 부대나 기관을 내세운 단체 주문이 들어와 상담이 필요하면 국방헬프콜(1303)에 전화하면 된다. 강원경찰청은 지난해 5월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신고 전화를 연결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112·182·통합신고센터로 걸려 온 군 사칭 노쇼 사기 민원전화도 곧바로 국방헬프콜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