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폐기물 처리비 상승, 무허가 위탁 땐 발주자도 책임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 A씨는 10월 28일 수도권 매립지 직매립 금지 이후 t당 5만~6만원 수준이던 철거 폐기물 매립 단가가 소각 시 15만~20만원 이상으로 3~4배 올랐다고 설명했다.
시유란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 A씨는 10월 28일 수도권 매립지 직매립 금지 이후 철거 폐기물 처리 단가가 3~4배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t당 5만~6만원 수준이던 매립 단가가 소각으로 돌리면 15만~20만원 이상으로 오른다는 것이다.
가게를 접으며 하는 상가 철거와 작은 리모델링 공사도 이 여파를 피하지 못한다. 이런 공사에서 나오는 5t 미만의 공사장 생활 폐기물은 대형 아파트 현장과 달리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건설·리모델링 폐기물은 경기가 좋을 때는 신축과 인테리어 공사에서, 나쁠 때는 자영업자 폐업과 사업장 철거에서 쏟아진다. 새로 가게를 꾸밀 때도, 있던 가게를 정리할 때도 피할 수 없는 비용이다.
처리비가 오른 것은 철거 쓰레기가 갈 곳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되자 매립지로 들어가던 철거 폐기물이 충청권 등 지방의 민간 소각장으로 몰렸다. 묻던 물량을 태우게 되면서 건설·부동산 업계가 느끼는 처리비 부담도 가파르게 커졌다. 수도권에서 시작된 직매립 금지는 2030년부터 전국으로 넓어질 예정이다.
폐기물 처리 시장의 허가권과 단속권은 전국 227개 기초단체장이 쥐고 있다. 새로 들어서기 어려운 시장인 데다 다단계 위탁과 중간 브로커가 판을 쳐 왔다. 현장에서 나온 혼합 폐기물이 적법한 처리장을 찾지 못해 외곽 그린벨트의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 불법으로 쌓이는 일도 벌어졌다. 처리장을 확보하지 못한 문제는 의성 쓰레기산과 해외 밀반출 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철거를 맡긴 쪽이 져야 할 법적 책임도 따져 볼 대목이다. A씨는 지자체 허가 없이 위탁 처리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짚었다. 현행 폐기물 관리법은 배출자와 운반자, 처리자 모두에게 처리 책임을 묻는 구조라는 것이다. 무허가 업체를 쓰면 철거를 맡긴 원발주자나 시공사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거가 편하다는 점만 앞세운 업체를 썼다가 원발주자와 고객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고도 했다.
A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는 철거 현장의 폐기물을 폐콘크리트·폐합성수지·폐목재로 나눠 재활용하는 직거래 체계를 갖췄다. 폐콘크리트는 도로공사에 쓰이는 순환골재로 다시 태어난다. 잘게 부순 비닐·카펫 같은 폐합성수지는 시멘트 제조 공장에 유연탄 대체 연료(SRF)로 팔린다.
시행사·시공사와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폐기물을 태우거나 자원으로 되살릴 역량을 갖춘 처리업체를 잡는 일이 원가 관리의 변수로 떠올랐다. 폐업으로 상가를 비우는 철거와 인테리어 공사도 폐기물이 나오는 현장이다. t당 5만~6만원 수준이던 매립 비용이 소각으로 돌리면 15만~20만원 이상으로 올라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A씨는 무허가 업체에 맡겼다가는 원발주자나 고객까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