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에서 공제한 보험료 미납, 직원 피해 2년째
서울의 한 중소기업이 직원 급여에서 공제한 4대 사회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근로자들의 피해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아론
서울의 한 중소기업이 직원 월급에서 떼어 간 4대 사회보험료를 내지 않으면서 근로자들의 피해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월 이 회사에 보낸 미납 안내문에는 체납액이 모두 1억 8,235만 30원으로 적혀 있다. 건강·장기요양보험료 9,535만 8,880원, 국민연금보험료 6,256만 6,340원, 고용보험료 1,143만 8,830원, 산재보험료 1,298만 5,980원이다. 건강보험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까지 한 회사에서 모두 밀렸다.
체납은 2024년부터 시작됐다. 공단이 지난해 2월까지 납부를 독촉했지만 일부 근로자의 보험료는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이 회사에서 일했던 공익신고자 A씨가 공단에서 발급받은 자료를 보면, 10월 9일 기준으로 건강·장기요양보험료는 2024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2개월분이 비어 있다. 국민연금보험료도 2024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9개월분이 아직 납부되지 않았다.
회사 대표는 사실상 폐업 상태라 보험료를 낼 수 없었다고 했다. 회사가 다시 일어서 현금에 여유가 생기면 낼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입장은 다르다. 문을 닫았든 아니든 보험료를 낼 의무는 그대로 남는다고 본다.
밀린 것은 보험료에 그치지 않는다. 임금명세서도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회사는 임금체불 혐의로 형사재판에 넘겨져 선고유예를 받았고, 임금명세서를 주지 않아 과태료 처분도 받았다. 그런데도 A씨는 과태료가 부과된 뒤까지 명세서를 받지 못했다. 월급이 얼마였는지, 보험료가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임금을 제대로 정산하기도 어렵다는 게 A씨의 말이다.
명세서를 주지 않은 사업주에 대한 행정 절차는 신고가 들어와야 시작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에 따르면 미교부 신고가 접수되면 시정 기한을 주거나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한 뒤 과태료를 매긴다. 과태료는 1차 위반이면 근로자 1명당 30만원이고, 법정 상한액은 500만원이다.
근로소득 지급명세서 문제도 풀리지 않았다. A씨가 지급명세서를 내지 않았다며 민원을 넣자 서초세무서는 회사가 서둘러 제출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A씨는 그 뒤에도 관련 자료를 손에 넣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문이나 전화로 제출을 재촉할 수는 있지만, 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세무조사 같은 강제 조치에 나서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업주가 월급에서 뗀 국민연금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직원의 가입기간에도 구멍이 남는다. 밀린 기간이 가입기간으로 잡히지 않아 나중에 받을 연금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근로자가 보험료를 따로 내고 가입기간을 인정받는 구제 절차가 있기는 하다. 다만 사업주가 밀린 보험료의 부담을 결국 근로자가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