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10년 넘겨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는 끝나지 않는다
상가 임차인이 10년 넘게 영업해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났어도, 계약을 마칠 때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까지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시유란
상가에서 10년 넘게 장사해 계약갱신요구권을 쓸 수 있는 기간이 끝났더라도, 가게를 정리할 때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까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최초 계약기간을 포함해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한다. 계속 장사하겠다며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한도가 이 10년이다. 계약이 실제로 언제 끝나는지는 약정한 계약기간과 그동안 갱신해 온 경위에 따라 정해진다. 가게를 비우면서 시설과 거래처 같은 영업상 가치를 다음 임차인에게 넘기고 그 대가를 받을 기회는 같은 법 제10조의4가 보호한다.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난 임차인의 권리금 문제는 대법원이 이미 판단을 내놓았다. 대법원은 2019년 5월 16일 선고한 2017다225312·225329 판결에서, 당시 행사기간이던 5년을 넘긴 임차인에게도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봤다. 계속 영업할 권리와 계약이 끝날 때 영업상 가치를 회수할 기회는 입법 취지도, 내용도 다르다는 것이 판단 근거다. 다만 이 판결은 구법의 5년 기준을 적용한 사건이다.
현행법상 회수기회를 보호받는 기간은 임대차가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될 때까지다. 이 기간에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기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 계약을 거절하면 회수 방해가 될 수 있다. 주변 시세와 각종 부담에 비춰 현저히 높은 임대료와 보증금을 불러 계약을 막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규 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건네지 못하게 하는 행위 역시 회수 방해로 볼 수 있다.
배상 여부를 따질 때는 임대인이 왜 계약을 거절했는지, 임차인이 차임을 밀린 적이 있는지도 함께 본다. 기존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등은 법이 정한 예외 사유다. 신규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임대료를 낼 능력이 없어 거절했는지도 판단 요소가 된다. 오래 장사한 임차인이라고 이 요건에서 비켜 가지는 않는다.
손해배상은 임대인이 위법하게 회수를 방해하는 바람에 권리금을 받지 못한 손해를 물어내라는 청구다. 배상책임이 생기려면 방해행위가 있었고, 그로 인해 손해가 났어야 한다. 배상액은 신규 임차인이 주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 권리금 가운데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권리금 계약서에 적힌 약정액을 고스란히 받아 내는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오래 영업했다는 사실만으로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직접 내줄 의무가 생기지도 않는다.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받는다고 이미 끝난 갱신요구권이 되살아나지는 않는다. 계약이 언제 끝나고 점포를 언제 넘겨줘야 하는지는 계약 내용과 법적 관계에 따라 판단할 문제다.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가 겨냥하는 것도 계속 장사할 권리가 아니라, 회수를 방해받아 생긴 손해다.
분쟁에 대비하는 임차인이 챙겨야 할 자료는 계약기간과 협의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변호사 A씨는 최초 계약서와 갱신계약서로 임대차가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나는지 정리하고, 권리금 계약서와 신규 임차인을 주선한 자료, 임대인과 주고받은 문자·통화 내용을 확보해 두라고 조언했다. 언제 누구를 소개했는지, 임대인이 어떤 조건을 내걸었거나 무슨 이유로 거절했는지, 그 결과 어떤 손해를 봤는지가 이 기록에 담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