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지금 과소비야” 남대문 스카프 상인, 몰린 인파에 임시 휴업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스카프를 파는 상인 A씨가 몰려드는 방문객에 안전 문제를 우려해 10월 31일 임시 휴업을 알렸다.
강예솔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스카프를 파는 상인 A씨가 10월 31일 임시 휴업을 알렸다. 가게 앞으로 몰려드는 방문객 때문에 안전이 걱정된다는 이유다.
A씨는 손님에게 건네는 재치 있는 말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해졌다. 스카프 6장을 1만원에 팔면서 “너네 지금 과소비야. 사가도 집 가면 안 써”라고 농담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그 뒤로 A씨를 보러 시장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고, 가게는 장사를 제대로 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물건을 팔던 상인이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A씨는 10월 28일 SNS 계정을 열고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이 찾아와 제대로 인사를 나누거나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어렵다고 했다. 본의 아니게 주변 상인들에게도 불편을 끼치게 됐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의 부탁은 일부러 서둘러 찾아오기보다 시장을 구경하다 들러 달라는 것이었다. 자신은 어디 가지 않고 남대문시장에 늘 그대로 있을 테니 편한 마음으로 와 달라고 했다. 한 상인을 보려는 발걸음이 한날한시에 몰리자, 상인이 직접 SNS에 나서 방문을 말린 셈이다.
공개된 영상에서 A씨는 물건을 팔지 않겠다는 말까지 꺼냈다. 몰려든 사람들 앞에서 그는 “저도 돈 벌고 싶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했다. 물건은 많지만 팔지 않겠다며, 사진을 찍고 추억만 남겨 가라고 했다. 이어 “이 정도는 감당이 안 된다. 통제가 안 된다. 사람을 구해서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상인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남대문시장은 요즘 젊은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떠올랐다. 생활용품과 식자재를 사러 가던 전통시장의 모습에서 벗어나, 옥반지와 사우나용품, 그릇, 꽃 등을 구경하고 사는 이른바 ‘남대문 투어’가 20~30대 사이에서 인기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진다.
서울시가 10월 6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남대문시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카드로 쓴 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9%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전통시장 전체 증가율 50.1%를 웃도는 수치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영업종료’라는 문구와 일요일까지 쉰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전을 위해 가게를 다시 정비하고 몸도 추스르겠다고 했다. 손님과 인사도 제대로 나누기 어렵다며 방문 자제를 부탁했던 상인은 끝내 주말 장사를 접었다. 농담을 건네며 스카프를 팔던 가게에 사람이 몰렸지만, A씨는 물건이 넉넉히 쌓여 있는데도 팔지 않겠다고 했다. 그가 털어놓은 어려움은 제 가게 앞 인파를 감당하고 통제하는 일에 그치지 않았다. 이웃 상인들에게 끼치는 불편과 피해까지 함께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