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고현동 침수 상가 대책위, 전수조사·매립 영향 분석 요구
경남 거제시 고현동 임대사업자와 상인들이 최근 8·17폭우피해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피해 전수조사와 배수시설 개선 등 6대 핵심 사업계획을 의결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창욱 기자
경남 거제시 고현동 임대사업자와 상인들이 최근 8·17폭우피해대책위원회를 꾸려 공동 대응에 나섰다. 대책위는 피해 전수조사와 배수시설 개선 등 6대 핵심 사업계획도 의결했다.
대책위가 복구 지원을 놓고 가장 먼저 꺼낸 요구는 관계기관의 직접 조사다. 건축물과 지하실, 지하 주차장, 상가, 차량은 물론 엘리베이터와 전기·기계설비 피해까지 조사 대상에 넣어 달라는 것이다.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증빙자료를 일일이 챙기기는 어려우니 관계기관이 현장을 직접 확인해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따져 달라는 취지다. 피해를 정확히 파악해 지원에서 빠지는 곳이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업종에 따라 지원에서 빠지는 문제도 꺼냈다. 현행 자연재난 피해 지원 제도는 금융·부동산업과 유흥주점업 등 일부 업종을 지원 대상에서 뺀다. 대책위는 업종과 상관없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고치고, 실제 피해에 맞춰 보상과 재난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차별 없는 보상을 주요 사업으로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재발을 막는 일에서는 바로 옆 고현항 매립사업과 침수 피해의 연관성부터 따지기로 했다.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의 2차 매립 전후 지형과 배수환경, 빗물 흐름은 물론 배수시설의 용량과 기능까지 한꺼번에 조사하자는 입장이다. 매립이 이번 침수에 영향을 줬는지는 전문기관이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분석해 달라고 했다.
고현항 재개발은 항만 기능을 잃은 고현항을 메워 해양관광 신도시를 세우는 사업이다. 사업자인 빅아일랜드인거제PFV는 2015년 첫 삽을 뜬 뒤 2018년 1단계 16만 6,511㎡, 2020년 2단계 28만 694㎡, 2024년 1월 3단계 15만 1,931㎡ 매립을 차례로 끝냈다. 그 사이 사업자는 기존 도심이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우려를 덜려고 배수펌프장을 새로 지어 거제시에 기부했다.
이 배수펌프장은 50년 빈도 강우인 시간당 93mm를 견디도록 설계됐다. 분당 320t을 퍼내는 배수펌프 6대가 시간당 11만 5,000t의 빗물을 바다로 내보낸다. 하지만 8월 17일 고현과 장평동에는 오전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mm가 쏟아져 펌프장 설계 강우량을 넘어섰다.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1시간 강수량이다.
그날 고현동 지하 점포들은 지상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물이 들어찼다. 대책위는 침수가 매립 탓인지 따지는 데 그치지 않고 배수시설 전반을 점검해 손봐 달라고 요구했다. 자연재해의 영향, 지형 변화, 배수시설 기능 같은 여러 요인을 함께 들여다보는 전문기관 용역으로 원인을 밝히자는 주장이다.
피해 상가들이 바라는 재발 방지는 원인 분석에서 멈추지 않고 시설 개선까지 이어진다. 대책위가 내놓은 예방책은 수로 신설·확장, 배수관로 정비, 배수펌프 증설, 우수저류시설 설치다. 전문기관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런 대책을 구체적으로 세우자는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