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폐업 62만 4,000건, 창업보다 많았다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의 폐업 건수는 62만 4,000건으로, 같은 기간 창업 건수인 47만 3,000건을 넘어섰다.
시유란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 폐업이 62만 4,000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새로 간판을 단 창업 47만 3,000건보다 많다.
반기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낸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다. 같은 자료에서 새로 연 가게 하나에 문 닫은 가게는 약 1.32곳꼴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폐업률은 소매업 15.40%, 음식점업 15.14%였다. 제조·도매·소매·음식·숙박·서비스 등 소상공인이 몰린 6대 업종으로 넓혀 봐도 11.08%였다. 문을 닫은 사업장의 49.2%는 3년 이상 장사를 이어 온 곳이었다.
경제는 성장했지만 가게 매출과 바로 닿아 있는 민간소비는 거꾸로 움직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보다 1.0% 늘었는데, 민간소비는 0.2% 뒷걸음질했다. 매출이 줄어도 임차료와 직원 인건비, 공공요금 같은 고정비는 꼬박꼬박 나간다. 식재료비와 이자 부담까지 겹친다.
돈을 빌릴 곳은 좁아졌다.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2022년 말 24조 2,25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2조 6,049억원으로 48.0% 줄었다. 저축은행은 중·저신용 자영업자가 주로 돈을 빌리는 창구다. 잔액이 줄어드는 사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3.31%에서 11.94%로 뛰었다.
자영업자 전체로 보면 빚은 오히려 불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098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 6,000억원 늘었다. 돈을 빌린 자영업자는 321만 2,000명이며,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약 3억 4,200만원이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99%로 장기 평균 1.60%를 웃돌았다.
빚 갚기가 더 버거운 쪽은 취약 자영업자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이나 신용이 낮은 이들로, 연체율이 12.71%였다. 이런 자영업자는 지난해 말 40만 4,000명에서 올해 2분기 41만 1,000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진 대출도 같은 기간 114조 6,000억원에서 119조 2,000억원으로 불었다.
한번 밀린 상환이 다음 분기까지 이어지는 비율도 높아졌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 지속률은 지난해 말 78.4%에서 올해 2분기 80.9%로 올랐다. 취약 자영업자는 82.3%로 이보다 더 높았다.
가게를 접는다고 빚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장사로 들어오던 돈은 끊겨도 원리금은 계속 갚아야 한다. 개인사업자대출만이 아니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낸 국내 20개 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폐업한 지 6개월 이상 지난 자영업자는 27만 5,981명이다. 이들에게 남은 은행 대출잔액은 21조 1,2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