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3잔 들고 나갔다 횡령 고소된 커피전문점 직원, 보완수사 끝 불송치
충북 청주청원경찰서가 10월 25일 음료 3잔을 매장 밖으로 가져갔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청주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20대 직원 A씨를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처리했다.
정아론
음료 3잔을 매장 밖으로 들고 나갔다가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커피전문점 직원이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10월 25일 청주시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던 20대 직원 A씨를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사건은 퇴근길에 들고 나간 음료에서 시작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일하던 커피전문점 점주의 지인 매장에서 일을 돕고 퇴근하면서 음료를 가져갔다는 혐의를 받았다. 점주는 A씨가 음료 3잔을 빼돌렸다며 고소했다. 문제가 된 음료는 1만 2,000여원어치다. 매장에서 만든 음료 몇 잔을 밖으로 들고 나간 일이 업무상횡령 사건으로 번졌다.
A씨의 설명은 달랐다. 주문 오류로 잘못 만든 음료를 밖에서 처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퇴근하던 때 버스가 곧 도착할 시간이라 그렇게 했다고 했다. 점주는 빼돌렸다고 봤지만, A씨는 버릴 음료를 버렸다고 맞섰다. 음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들고 나간 뒤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두고 양쪽 말이 달랐다.
경찰의 판단은 보완수사를 거치며 바뀌었다. 경찰은 처음에는 횡령 혐의가 인정된다며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자 다시 수사에 나섰고, 결국 불송치로 결론을 냈다. 폐기할 음료를 폐기했다는 A씨의 주장을 거짓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을 함께 살폈다. 이를 맞춰 본 끝에 주문 오류로 만든 음료를 밖에서 처리했다는 A씨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경찰은 보완수사 끝에 내린 불송치 결정을 10월 26일 통보했다.
A씨 측은 영상만 내세우지 않았다. 당시 동선과 매장 운영 관행까지 들어 혐의를 반박했다. A씨를 대리한 변호사는 “CCTV와 동선, 매장 운영 관행 등 정황을 하나하나 밝혀 억울함을 소명했다”고 말했다. 음료를 들고 나가던 때의 움직임과 그 매장에서 평소 일하던 방식이 함께 제시됐다는 얘기다.
또 다른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따지는 데 힘을 쏟았다고 했다. 그는 “사실관계를 꼼꼼히 다투는 데 집중했다. 증거 없이 범죄자로 몰려선 안 된다는 형사 사법의 기본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1년 가까이 횡령 피의자의 낙인 속에서 힘들어했던 A씨가 증거에 기초한 수사로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점주가 고소를 거둬들인 뒤에도 수사는 멈추지 않았다. 점주는 사건이 알려지고 비난 여론이 일자 A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업무상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경찰 수사가 계속됐다. 경찰은 영상과 관련자 진술을 맞춰 본 끝에 음료를 처리했다는 직원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사건은 보완수사를 거쳐 증거불충분에 따른 불송치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