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재도전·재창업 보증도 대표자 연대보증 없앤다
금융위원회와 신용보증기금은 재도전·재창업 보증에 남아 있는 대표자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임상용 기자
금융위원회와 신용보증기금(신보)은 10월 28일 재도전·재창업 보증에 남아 있는 기업 대표자 연대보증을 없애는 쪽으로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재도전·재창업 보증은 사업에 실패했거나 빚을 갚지 못한 적이 있는 기업과 경영자가 다시 일어서도록 돕는 제도다. 기존 빚을 갚는 일과 채무조정에 연계해 새 자금을 끌어오는 일 등을 지원한다. 그런데도 일부 프로그램에는 연대보증이 남아 있었다. 한 번 부실이 났던 기업에 다시 보증을 서주는 만큼 경영자의 상환 책임을 붙잡아 두려는 취지였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정비로 재기 지원 과정에 남아 있던 이 예외를 걷어낸다.
공공기관 보증에서 연대보증을 면제하는 범위는 그동안 계속 넓어졌다. 정부는 2018년 4월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에 새로 서주는 보증에서 연대보증을 원칙적으로 폐지했다. 9월에는 신보·기술보증기금의 중소기업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에도 면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P-CBO는 혼자서는 회사채를 내기 어려운 기업들의 채권을 한데 묶어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여기에 신보 등의 보증을 얹어 돈을 구할 수 있게 돕는 제도다.
연대보증은 기업이 빚을 못 갚으면 대표자 같은 보증인도 함께 갚아야 하는 제도다. 공공기관이 보증한 기업 대출에서 대표자 연대보증이 면제되면, 회사가 빚을 갚지 못해도 대표가 보증인으로서 개인 재산을 털어 넣어 갚을 의무는 없어진다. 회사가 빚을 갚아야 하는 의무는 그대로 남는다.
면제를 받으려면 누구나 책임경영심사를 거쳐야 한다. 새로 보증을 신청한 기업은 이 심사를 통과하면 대표자 연대보증을 면제받는다. 심사에서 떨어진 기업에는 정기적으로 빚의 일정 비율을 갚도록 이끌면서 재심사 기회를 계속 주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계획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내주는 기업 대출에는 연대보증이 아직 남아 있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은 법인 대출에서 제3자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원칙적으로 막고 있다. 다만 일정 요건을 갖춘 대표이사와 과점주주·최대주주 등은 예외로 둔다. 은행권 연대보증 폐지는 따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재도전·재창업 보증의 예외 폐지는 아직 세부 방안을 짜야 하는 단계다. 실제 적용까지는 준비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공공 보증기관의 연대보증 면제 범위를 넓히려는 것은 사업 실패로 떠안은 빚이 대표 개인의 재기를 가로막는 구조를 풀기 위해서다.
기존 계약에 연대보증이 남아 있는 기업은 보증 만기를 연장할 때 책임경영심사를 받아 면제 여부가 정해진다. 새로 보증받는 기업의 면제 대상을 넓히는 한편, 기존 계약의 대표자 연대보증도 만기 연장과 심사를 거치며 차례로 줄여 나가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