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직원 수 기준 그대로, 개편은 '신중 검토'에 멈춰
11월 1일 국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 범위 개편은 2022년 추진하기로 한 사안이다. 현재 소상공인 자격에는 상시근로자 수 요건이 유지되고 있다. 업계는 개편 추진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기부는 개편 무산 여부에 대해 “신중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용 기자
11월 1일 국회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 등을 보면, 소상공인 범위 개편은 2022년 추진하기로 한 사안이다. 그런데 소상공인 자격을 따질 때는 지금도 상시근로자 수를 본다. 업계는 개편이 사실상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개편이 무산된 것이냐는 물음에 중기부는 “신중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 소상공인으로 인정받으려면 매출액과 상시근로자 수를 함께 충족해야 한다. 업종별 3년 평균매출액이 15억~140억원 이하인 소기업이면서 상시근로자가 5명 미만이어야 한다. 광업·제조업·건설업·운수업은 10명 미만까지 인정한다. 사람 수로 소상공인을 나누는 이 기준은 2000년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그대로다.
직원을 더 들이려는 가게에 이 기준이 무거운 건 정책 지원 자격이 여기에 걸려 있어서다. 상시근로자를 늘리다 소상공인 자격을 잃으면 국가의 저금리 융자 같은 정책자금이나 각종 경영비용 지원 사업에서 빠질 수 있다. 매출이 소기업 기준 안에 들어도 인원 요건을 함께 따지기 때문이다. 고용을 늘린 결과가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다.
정부가 추진한 개편은 바로 이 상시근로자 수 요건을 소상공인 산정 기준에서 빼는 것이었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제도 개편 관련 정책연구를 맡았고, 중기부는 2022년 12월 소상공인정책심의회를 열어 범위 기준 개편 계획을 심의했다. 계획의 뼈대는 상시근로자 수를 지우고 별도의 매출액 기준만 두는 것이었다. 중기부는 당시 논의가 개편 방향을 따져 보는 초기 단계였다고 설명한다.
계획에는 현장 목소리를 듣는 절차도 담겼다. 정부는 업계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간담회·공청회 등을 거쳐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후 2024년 관련 협·단체 31곳에 의견을 물었더니 찬성이 17곳(54.8%), 반대가 14곳(45.2%)이었다.
매출로 자격을 정하면 해마다 결과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점은 일부 업계가 문제 삼은 대목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일부 업계에서 매출액이 상시근로자 수보다 변동성이 커 사업자가 이듬해 소상공인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매출액 중심으로 기준을 바꾸는 데 대한 일부 업계의 걱정을 전한 말이다. 반면 지금 기준에서는 직원을 늘려 상시근로자 수 요건을 넘으면 소상공인 자격을 잃을 수 있다.
국회에는 상시근로자 수 요건을 삭제하는 소상공인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은 인원 요건을 지우는 내용이고, 앞서 정부가 심의한 계획은 상시근로자 수를 빼는 대신 별도의 매출액 기준을 세우는 것이었다. 지금 가게에 적용되는 범위는 업종별 3년 평균매출액이 소기업 기준 안에 드는지와 상시근로자 수 요건을 함께 따진다. 직원 채용과 정책자금 이용을 함께 저울질하는 사장님이라면, 매출 장부뿐 아니라 직원 수도 지원 자격과 맞물려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