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육거리시장, 가판·주정차에 좁아진 소방 통로
10월 27일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석교육거리 방향 입구에서는 주정차 차량 4대가 도로 한쪽을 차지했고, 시장 안에서는 통로 중앙에 놓인 가판이 통행 공간을 좁히고 있었다.
유선영 기자
10월 27일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석교육거리 방향 입구. 도로 한쪽은 주정차 차량 4대가 차지하고 있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이번에는 통로 한가운데 놓인 가판이 길을 좁혔다.
입구에는 불법 주정차 즉시 단속 안내문이 내걸려 있었지만 차량은 그대로 서 있었다. 인근 상가 앞 주정차 금지구역에도 차 여러 대가 세워져 있었다. 안쪽 통로에는 호떡과 전, 생선 등을 파는 가판이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옷 가게 앞에서는 진열대와 옷걸이가 통로까지 밀려 나와 있었다. 시장 밖 도로는 차량이, 안쪽 통로는 판매 시설이 차지한 셈이다.
길이 가장 좁아지는 곳은 시장 중앙에서 북쪽 출구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가운데 놓인 가판 양옆으로는 성인 2명 정도가 나란히 지날 만한 공간만 남아 있었다. 가판마다 옮기기 쉬운 정도도 달랐다. 바퀴가 달려 금방 밀어낼 수 있는 가판도 있지만, 무겁게 고정해 둔 것도 적지 않았다.
상인들에게 통로 위 판매대는 곧 생계다. 상인 A씨는 불이 나면 소방차가 들어와야 한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생계가 걸린 문제라 무조건 치우라고 하면 난감하다고 했다. 옷을 파는 상인의 사정도 비슷했다. 밖에 걸어 둔 옷을 보고 손님이 들어오는데, 진열한 옷을 모두 안으로 들이면 현실적으로 장사가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청주동부소방서는 매달 전통시장 출동로 확보 훈련을 하며 상인들에게 협조를 구한다. 불이 나면 가판을 서둘러 옮겨 길을 터 달라는 당부다. 밤에는 오가는 사람이 줄고 가판 영업도 뜸해져 소방차가 들어가기 한결 낫다. 문제는 낮이다. 이 시간대 통로 확보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협조에 크게 기대고 있다.
소방서도 상인들의 평소 장사 사정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청주동부소방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상인들에게 가판을 모두 치우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긴급 상황이라면 현장 판단에 따라 강제처분으로 통로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불이 나면 소방차 접근과 시장 안 소방시설을 함께 쓴다. 소방차를 최대한 가까이 들여보낸 뒤 호스를 이어 끌고 들어가거나, 시장 안 소화전과 비상소화장치로 불을 끈다는 것이 청주동부소방서의 방침이다.
충북에서는 올해 시장 화재로 재산피해도 났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5월 30일 오전 0시 11분쯤 청주의 한 시장에서 불이 나 509만 7,000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8월 7일 오전 11시 17분쯤에는 진천의 한 시장에서 전기제품이 과열되며 불이 났다. 두 화재 모두 다치거나 숨진 사람은 없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겨울철 전기용품을 많이 쓰면 전통시장 화재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불이 났을 때 소방차가 곧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통로를 비워 두고, 낡은 전선을 점검하며, 장사를 마친 뒤에는 전원을 꺼 달라는 당부도 함께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