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넘기고도 못 받은 상가 보증금, 지급명령으로 청구 가능
상가 임대차가 끝나 점포를 넘겨주고 공제 항목과 금액에 합의한 임차인은, 약정한 반환일이 지나도록 받지 못한 나머지 보증금에 대해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시유란
상가 임대차가 끝나 점포를 비워 줬고, 보증금에서 무엇을 얼마나 뺄지도 임대인과 합의했다. 그런데 약속한 반환일이 지나도 남은 보증금이 들어오지 않는다. 이럴 때 임차인은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돌려받을 보증금은 점포를 돌려줄 때까지 쌓인 밀린 임대료 등 임차인이 갚아야 할 돈을 뺀 나머지다. 점포를 비워 주는 일과 보증금을 돌려주는 일은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행하는 관계다. 이미 점포를 넘겼고 반환일을 따로 정해 뒀다면 그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다. 반환일과 공제 금액에 합의한 문자 메시지나 서면은 청구 내용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다.
지급명령은 법원이 채무자를 불러 묻지 않고 서류만 보고 돈을 내라고 명하는 절차다. 보통의 소송보다 비용이 덜 들고 결론도 빨리 나온다. 다만 임대인이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면, 이의를 낸 범위만큼은 소송으로 넘어간다. 공제 금액이나 반환 의무 자체를 놓고 다툼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면 처음부터 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을 내는 길도 있다.
지연손해금 이율은 약정 내용과 반환채무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이율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민법상 법정이율인 연 5%가 기준이다. 상행위로 생긴 반환채무라면 상법상 연 6%가 적용될 수 있다. 지급명령이나 소장 부본이 임대인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임대인이 반환 의무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까지인지를 다툴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법원이 인정하면, 그 범위에서는 판결 선고 전까지 연 12%를 적용받지 못할 수 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점포를 넘겨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를 언제 마쳤느냐가 기존 권리를 지키는 데 영향을 준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가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을 위한 제도다. 상가는 환산보증금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다르다. 등기를 마친 뒤에 점포를 넘기면 기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이미 점포를 넘겨 점유를 잃었고 그 바람에 기존 권리가 사라졌다면, 뒤늦게 임차권등기를 해도 예전 순위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때는 등기를 마친 때부터 권리를 새로 얻는다. 그사이 설정된 담보권 등과 누가 앞서느냐가 보증금 회수의 쟁점으로 남는다.
반환청구 소송에 든 비용은 원칙적으로 진 쪽이 부담한다. 다만 변호사에게 실제로 낸 보수를 모두 상대방에게 물릴 수는 없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소송비용으로 인정되는 범위까지만 청구할 수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면 신청과 등기에 들어간 비용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
공제에 합의하고 남은 보증금을 받으려는 임차인은 관할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된다. 신청서에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주소·성명,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적는다. 법정대리인이 있으면 그 주소와 성명도 함께 쓴다. 임대인이 2주 안에 이의를 내지 않으면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된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 집행권원이 되고, 이를 근거로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