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단전돼도 입점업체는 변압기 공동이용 계약으로 전기 쓴다
한국전력공사는 10월 28일 홈플러스 입점업체가 한전에 ‘변압기 공동이용 계약’을 신청하면 홈플러스에 대한 전기 공급이 끊겨도 해당 업체는 전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선영 기자
홈플러스 매장의 전기가 끊겨도 그 안에서 장사하는 입점업체는 불을 켜 둘 길이 생겼다. 한국전력공사는 10월 28일 입점업체가 한전에 ‘변압기 공동이용 계약’을 신청하면 홈플러스에 대한 전기 공급이 끊기더라도 계속 전기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점주들의 입장은 분명하다. 전기요금이 든 관리비는 홈플러스에 냈고, 한전에 요금을 내지 않은 쪽은 홈플러스라는 것이다. 단전이 현실이 되면 소방법에 따라 건물 전체 영업이 멈춘다. 건물 문이 닫히면 매장에 쌓아 둔 재고와 집기를 빼내는 일조차 어렵다. 킨텍스점과 인천송도점에서는 대형마트 영업이 멈춘 뒤에도 건물 안 일부 임대매장이 문을 열고 있다.
해법으로 꺼낸 설비는 홈플러스와 같은 건물에 있는 변압기다. 대형 상업시설은 대개 높은 전압으로 전기를 받아 건물 안 변압기로 낮춰 쓴다. 지금까지 입점업체의 전기는 홈플러스 계약에 묶여 있었다. 변압기 공동이용 계약은 이 변압기를 함께 쓰되, 입점업체가 한전에 따로 신청해 전기를 받는 방식이다.
단전 예고는 수도권 6개 점포에 몰렸다. 포천송우점이 10월 27일로 가장 빨랐고 킨텍스점·고양터미널점·남양주진접점이 10월 28일, 파주운정점이 10월 29일, 가좌점이 10월 30일로 뒤를 이었다. 인천송도점에는 11월 단전이 예고됐고, 부산 지역 점포들도 예고를 받았다.
단전 예고의 기준은 한전 공급 약관에 있다. 전기요금이 2개월 밀리면 단전을 예고하고, 3개월 이상 밀리면 공급을 끊을 수 있다. 한전은 지금 영업 중인 홈플러스 매장에서도 2개월분 안팎의 체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요금을 제때 내는 다른 고객과의 형평을 생각하면 공급 정지를 한없이 미룰 수는 없다는 게 한전 설명이다.
한전은 홈플러스가 회생인가 과정에서 법원에 낸 공익채권 상환계획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은 회생절차 중에도 일반 회생채권보다 먼저, 수시로 갚아야 하는 공익채권이다.
실제로 전기를 끊을지는 한전 사업소와 본사가 매장별 사정을 따져 정한다. 한전에 따르면 일부 건물에는 이동통신사 중계기가 여러 대 달려 있거나 주거시설이 함께 들어서 있어 당장 전기를 끊기 어렵다. 한전은 이처럼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곳은 짧은 기간 단전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하거나 조치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전기에 그치지 않는다. 건물 안전관리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한전은 홈플러스 관리 주체가 소방을 비롯한 건물 전체의 필수 안전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봤다. 이런 상태에서 전기를 계속 공급하다 화재나 안전사고가 나면 더 큰 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전은 공급 정지가 불가피하더라도 관리 주체와 입점업체에 미리 충분히 알리고, 현장 사정에 맞춰 순차적·단계적으로 조치하겠다고 했다. 입점업체가 따로 전기를 받으려면 한전에 변압기 공동이용 계약을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