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한 위험 '우려'만 있어도 작업 멈춘다, 내년 4월 시행
노동자가 산업재해의 급박한 위험이 우려될 때도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하고 작업을 멈춰 대피할 수 있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10월 27일 공포돼, 작업중지 범위 확대가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정아론
산업재해의 급박한 위험이 우려되는 단계에서도 노동자가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일을 멈추고 대피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10월 27일 공포됐다. 작업중지 범위를 넓힌 조항은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직원이 일손을 놓고 대피할 수 있는 기준부터 달라진다. 지금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라야 한다. 앞으로는 그런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까지 포함된다. 위험이 우려되는 단계에서도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할 수 있다.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사람도 늘어난다. 노동자 본인뿐 아니라 근로자대표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도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조건은 똑같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우려되는 경우다. 하청 노동자는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장관이 내리는 작업중지 명령은 사고가 나기 전 단계까지 범위가 넓어진다. 지금까지는 붕괴·화재·폭발·유해물질 누출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해야 해당 사업장의 작업을 멈출 수 있었다. 앞으로는 붕괴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가 나기 전에 위험에 대응하고 추가 피해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친 노동자의 상태를 근거로도 장관이 작업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는 물론이고, 근로자가 사고로 다쳐 의식불명이거나 생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등에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정부의 명령 요건을 넓힌 이 조항 역시 노동자 작업중지권 확대와 함께 내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현장의 법령 위반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줄 근거도 생겼다. 산업안전보건법령과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사실을 신고한 사람에게 예산 범위 안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다. 시행일은 2027년 1월 28일이다. 어떤 위반행위에 얼마를, 어떤 절차로 지급할지는 하위법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법 시행에 맞춰 '안전 일터 포상금 신고센터'를 열어 운영할 계획이다.
공포 뒤에도 후속 작업은 이어진다. 고용노동부는 시행령·시행규칙과 관련 고시 등 하위법령 정비에 들어가고, 개정 내용별 시행 일정에 맞춰 현장에 안내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주요 과제를 법으로 옮긴 것이다. 노동자와 사업주 모두 산재 예방에서 맡는 역할을 키우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주에게는 시정조치와 맞물린 작업중단 의무가 새로 생긴다. 안전난간 설치 등 고용노동부장관의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따르지 않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생긴 경우가 대상이다. 이 의무는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해당 사업주는 시정을 마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할 의무를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