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가 대신 갚은 내수소비업종 빚 9,249억원, 제조업 넘었다
신용보증기금이 지난해 내수소비업종 기업을 대신해 갚은 대출금이 9,249억원으로 제조업의 8,727억원을 넘어섰다.
유선영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지난해 내수소비업종 기업 대신 갚아준 대출금은 9,249억원이다. 제조업 몫인 8,727억원보다 많다.
신보가 10월 19일 국회에 낸 업종별 보증 현황을 보면 내수소비업종은 도소매·숙박음식·교육·예술여가·기타서비스 등을 묶은 범주다. 이들 업종의 대위변제액은 2022년 3,924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그 2.4배로 불었다.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8월까지 신보 전체 대위변제액이 늘어난 몫의 40% 이상이 이들 업종에서 나왔다.
대위변제는 신보 보증을 받은 기업이 원리금을 연체하거나 휴·폐업했을 때 신보가 그 대출금을 금융회사에 대신 갚아주는 것이다. 신보 전체 대위변제액은 2022년 1조 1,509억원에서 지난해 2조 4,362억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국세청 자료로는 지난해 신규 사업자 대비 폐업자 비율이 83.5%로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폐업한 사람의 50.4%는 사업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숙박·음식점업은 대신 갚아준 빚이 불어나는 사이 장사도 쪼그라들었다. 대위변제율은 2022년 1.7%에서 올해 8월 말 3.9%로 올랐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8월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1년 전보다 2.8% 줄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전체 생산이 4.6% 늘었는데도 숙박·음식점업만은 뒷걸음질했다.
음식업에서는 가게를 연 사람보다 닫은 사람이 더 많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업 폐업자는 14만 2,557명으로, 신규 창업자 13만 114명보다 많았다. 창업자는 전년보다 13.6% 줄어 2011년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20년 넘게 장사해 온 음식점도 2,797곳이 문을 닫았는데, 역대 가장 많은 숫자다. 일하는 사람도 줄었다. 지난 9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 7,000명 적었다. 2021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여가와 교육 업종에서도 대위변제율이 올랐다. 헬스장·노래방·공연업 등이 속한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의 대위변제율은 2022년 1.2%에서 지난해 5%가 됐다. 이 업종의 부실률은 2022년 1.4%에서 올해 8월 말 7.4%로 다섯 배를 넘겼다. 전 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 교육서비스업 대위변제율도 2022년 1%에서 올해 8월 말 4.3%로 올라갔다.
가게가 보증대출을 받을 때 기대는 재원은 기업 빚을 대신 갚는 데에도 쓰인다. 신보는 기본재산으로 기업 채무를 대신 갚고, 다른 기업에 보증도 선다. 이 재원의 상당 부분은 금융회사 출연금으로 채운다. 지난해 출연금은 1조 6,477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전체의 93%인 1조 5,294억원을 은행이 냈다. 지난해 신보 대위변제액은 기본재산 7조 6,008억원의 32%에 달했다. 2022년 16%의 두 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