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첨성로 노상주차 120면 없앤다, 상인들 생계 걱정
경주시가 10월 27일 주민설명회에서 첨성로 노상주차장 120면을 모두 없애고 보행자 도로를 넓히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창욱 기자
경주시가 첨성로 노상주차장 120면을 모두 없애고 보행자 도로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10월 27일 주민설명회에서 내놨다.
사업 구간은 선덕네거리에서 옛 황남초교 네거리까지 1.2km다. 동부사적지대와 황리단길 일대를 잇는 핵심 관광축이다. 주말이면 빈 주차 자리를 찾아 들어오려는 차들이 줄을 서면서 정체가 심하다. 길가에 선 차들이 계림 숲과 첨성대 같은 경관을 가려 관광객에게 답답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날 황남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지역 주민과 공무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고, 시는 첨성로 노상주차장 정비 및 통행 환경 개선사업의 내용을 설명했다.
도로 정비는 길가 주차 공간을 걷어내고 걷는 길을 넓히는 쪽으로 진행된다. 지금 폭 2m인 노상주차장을 없애고, 3m인 보행자 도로를 5m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시는 주차 차량에 막혀 있던 경관을 트인 시야로 바꾸고, 차로 스쳐 지나가는 관광을 걷고 체험하며 머무는 관광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사라지는 주차 자리를 대신할 곳으로 시가 꼽은 것은 894면 규모의 황리단길 공영주차장이다. 사정동 428번지 일원에 총 180억원을 들여 지난 1월 완공한 곳으로, 시는 이 주차장을 노상주차장 폐지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영주차장에 차를 댄 방문객을 주요 관광지로 실어 나를 순환버스 노선을 새로 만들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상가 걱정은 설명회에 나온 주민들에게서 나왔다. 주민 A씨는 황리단길에 대형 주차장이 들어선 뒤에도 첨성로 일대 정체는 그대로라고 했다. 노상주차장마저 없어지면 인근 상인들의 생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A씨는 해당 구역을 일방통행으로 지정하거나, 첨성로 인근에 공영주차장을 따로 새로 짓는 대책을 요구했다.
버스 운영을 두고도 쓴소리가 나왔다. 다른 주민은 2층 버스를 들여오겠다는 취지 자체는 좋다고 하면서도, 해마다 지원금을 받는 시내버스 회사에 신규 노선까지 맡기는 것은 세금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주차장이 사라지면 주차 불편이 심각해지고 상가 생계가 흔들린다는 우려와 함께, 지원금을 받는 버스 회사에 새 노선까지 맡기는 데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순환버스는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운 방문객이 주요 관광지로 원활하게 들어오도록 하려고 새로 만드는 노선이다. 시는 도심을 도는 월정 2번과 유적지를 도는 월정 3번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할 방침이다. 유적지 순환 노선에는 2027년 3월부터 전기 저상 2층 버스를 투입할 예정이다.
경주시는 주민들의 우려와 건의를 검토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보행과 체험 중심의 체류형 관광으로 넘어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차 불편과 상권 위축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