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계약이어도 근로자, 법원 퇴직금 991만 9,713원 지급 명령
대한법률구조공단은 10월 29일 프리랜서·하수급인 형식으로 일한 근로자에게 회사 대표가 퇴직금 991만 9,713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 사례를 밝혔다.
정아론
대한법률구조공단은 10월 29일, 프리랜서·하수급인 형식으로 일한 근로자에게 회사 대표가 퇴직금 991만 9,713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 사례를 공개했다.
이 사건은 계약서의 이름과 실제로 일한 방식을 놓고 벌어진 다툼이다. 하수급인이나 프리랜서 형식으로 일한 A씨가 실제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가 쟁점이었다. 대표가 같은 다른 회사에서 일한 기간까지 계속 근로기간으로 셀 수 있는지도 법정에서 다퉜다.
A씨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이 회사에서 일했지만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고, 조사에서 그 기간의 근로자성도 인정받았다. 그래도 회사 대표는 퇴직금을 주지 않았다. A씨는 결국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았다. 공단은 노동청 조사 결과와 실제 근무 형태 등을 살핀 뒤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청구 소송을 냈다.
회사 대표는 A씨가 독립적으로 일한 하수급인이라고 맞섰다.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고 다른 회사 현장에서도 일했다는 점 등을 들어, 근로자가 아니니 퇴직금을 줄 의무도 없다는 논리였다. 근로자로 인정되더라도 다른 회사에서 일한 기간은 빼야 한다고 했다.
공단은 일하는 과정에서 대표가 보인 반응을 내세웠다. A씨가 근무지를 비웠을 때 대표가 불만을 드러낸 점 등을 들어, A씨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했다고 주장했다. 공단이 전한 이번 판결의 요지는 이렇다. 임금을 받기 위해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했다면 계약 형식과 상관없이 근로자로 보고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남은 쟁점은 다른 회사에서 일한 기간이었다. 공단은 그 회사도 같은 사람이 대표를 맡고 있고, 그 배우자가 회계를 관리한다는 점을 짚었다. 두 회사의 법인격이 사실상 섞여 있어 근로관계가 끊긴 적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수원지방법원 오산시법원은 9월 9일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퇴직금 지급을 명했다. A씨를 근로자가 아닌 하수급인으로 봐야 한다는 대표의 주장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공단 소속 소송 담당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계약 이름이나 프리랜서 형식만으로 근로자인지가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하면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등 여러 구체적 사정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랜서·위탁·도급으로 계약했다는 이유만으로 퇴직금 같은 근로자의 권리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판결에 따라 대표는 퇴직금 991만 9,713원에 더해, 2025년 1월 10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물어야 한다. 소송비용도 피고인 회사 대표가 부담하고, 돈을 지급하라는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독립 하수급인이라며, 다른 회사 근무기간은 빼야 한다며 맞섰던 대표에게 돌아온 것은 퇴직금에 지연손해금과 소송비용까지 얹힌 판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