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 미만 가게도 2030년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추진
정부가 10월 29일 법 개정을 전제로 2030년에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퇴직급여를 사업장 밖에 적립하도록 하는 단계적 의무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아론
정부가 10월 29일 퇴직급여를 사업장 밖에 쌓아 두도록 하는 의무를 단계적으로 넓혀, 2030년에는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법 개정을 전제로 한 계획이다.
일정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한다는 전제 위에 짜였다. 1년의 준비기간을 둔 뒤 2028년 100인 이상, 2029년 10~99인,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 순으로 넓혀 간다. 사외적립 의무는 단계마다 시행 시점 이후의 계속근로기간부터 붙는다. 직원이 10인 미만인 동네 가게의 일정 역시 법 개정 여부와 단계별 적용 조건을 따른다.
이번 방안은 퇴직금 체불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체불된 임금 가운데 퇴직금이 41.1%, 금액으로는 8,229억원을 차지했다. 정부는 퇴직연금을 들이지 않은 사업장 1,500개소를 실태조사하고 노사정 합의를 거쳐 이번 방안을 짰다. 조사에 응한 사업주들은 납입금을 정부가 한시적으로 지원하고, 정책자금 융자·보증금리도 한시적으로 우대해 달라고 답했다.
의무화 전에 스스로 퇴직연금을 들이는 사업장에는 적립금을 보태 준다. 정부는 2027년 정부 예산안에 적립금 매칭지원 60억원을 새로 넣었다. 30인 미만 중소기업이 의무화 시점보다 먼저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최저임금 130% 미만을 받는 근로자의 부담금 가운데 10%를 사용자에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사업장 규모와 도입 시점,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모두 지원 조건이다.
가게를 꾸리려 돈을 빌릴 때 드는 이자를 덜어 주는 장치도 있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이 퇴직연금을 새로 도입하고 1개월이 지난 뒤 경영자금을 융자받으면 대출금리 2%포인트를 보전해 준다. 이 융자비용 보전 사업에 드는 62억원도 2027년 정부 예산안에 새로 잡혔다. 정부는 적립금 지원과 융자비용 보전을 함께 묶어 일찍 도입하는 사업장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영세 사업장이 떠안는 수수료와 신고 부담도 줄인다. 영세 사업장에는 수수료 특례를 적용하고, 사용자가 해야 하는 규약신고 의무는 간소화한다. 제대로 쌓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감독도 함께 간다. 확정급여형(DB)은 적립금이 모자란 사업장에 대한 정기감독을 늘리고, 확정기여형(DC)은 부담금을 내지 않은 현황을 파악하는 체계를 갖춘다.
퇴직연금 도입을 받쳐 줄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은 가입 문을 더 넓힌다. 정부는 2028년 1월부터 가입대상을 300인까지 늘리기로 했다. 사외적립이 의무가 된 뒤에도 퇴직연금을 들이지 않은 사업장은 자동으로 가입시키되, 일정 기간 안에 빠져나올 수 있는 선택권은 남겨 둔다.
작은 가게 앞에 놓인 변화는 두 가지다. 퇴직급여 사외적립이 단계적으로 의무가 되고, 먼저 도입하는 곳에는 지원이 붙는다. 의무화 일정은 법 개정이 전제이고, 적립금·융자비용 지원은 정부 예산안에 이미 반영됐다. 정부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11월 중 마련해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