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 떠나는 화곡동, 점주들 매출 감소 호소
강서구청이 마곡으로 청사를 옮기는 가운데 화곡동 옛 청사 인근 커피숍 점주 A씨는 10월 27일 매출이 잘될 때의 30%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강서구청이 마곡 새 청사로 옮겨 가는 사이 화곡동 옛 청사 앞 가게들의 매출이 내려앉았다. 인근에서 커피숍을 하는 점주 A씨는 10월 27일 요즘 매출이 장사가 잘되던 때의 30% 정도에 그친다고 했다.
편의점과 한식집 사정도 다르지 않다. 두 점주 모두 구청을 오가던 손님이 줄었다고 호소했다. 편의점 점주는 아침 출근길에 들르던 구청 직원들이 사라졌고, 매출도 예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구청 근처에서 6년째 한식집을 꾸려 온 점주는 청사 이전이 진행되는 동안 손님이 절반 넘게 줄었다고 했다. 아직 남은 구청 직원들은 여전히 찾아오지만 바깥 손님은 갈수록 줄고, 예전에 자주 오던 민원인과 방문객은 거의 끊겼다는 설명이다.
이사는 부서별로 차례차례 진행되고 있다. 가양동·화곡동 별관 부서가 10월 6일 가장 먼저 이전을 마쳤고, 이어 본관과 복지·행정지원 관련 부서 등이 자리를 옮겼다. 10월 29일 구의회가 옮겨 가면 이전 일정이 모두 끝난다. 마곡 통합신청사에는 구청과 구의회, 보건소 등이 한데 모인다. 강서구는 부서끼리 손발을 맞추기가 쉬워지고, 주민들이 이 청사 저 청사를 오가던 번거로움도 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류장 이름도 바뀐 청사 위치를 따라갔다. 강서구에 따르면 10월 24일부터 화곡동 ‘강서구청사거리·서울디지털대학교’ 정류장은 ‘서울디지털대학교’로, ‘강서구청·한국건강관리협회’ 정류장은 ‘강서경찰서·한국건강관리협회’로 이름이 바뀌었다. 마곡 통합신청사 근처 ‘강서세무서’ 정류장에는 ‘강서구통합청사’라는 이름이 새로 붙었다.
상권 변화가 구청 방문객을 받던 가게에만 미치는 게 아니라 행정과 엮인 업종으로까지 번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의 한 교수는 구청 주변 상권을 공무원·민원인과 법무사·세무사 같은 행정 연계 업종이 함께 떠받치는 구조로 설명했다. 구청이 떠난 뒤 오가는 사람과 매출이 줄고 연계 업종까지 따라 옮겨 가면, 상권이 더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옛 청사 부지에는 복합문화시설을 짓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강서구는 7월 15일 구의회 업무보고에서 부지 활용 방안 연구용역을 거쳐 공연장·도서관·체육시설 등을 갖춘 조성안을 내놓았다. 기존 화곡동 청사 본관은 헐어 내는 방향이다. 구는 기본계획 수립 등을 거쳐 구체적인 시설 구성과 사업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본관을 철거한 뒤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설 때까지 부지는 임시주차장으로 쓰인다.
같은 교수는 상권이 한꺼번에 텅 비기보다는 생활밀착형 상권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거 배후가 탄탄하고 강서경찰서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과정에서 손님 한 명이 쓰는 돈, 곧 객단가는 낮아지더라도 손님이 드나드는 회전은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손님이 절반 넘게 줄었다는 한식집 점주의 하소연 앞에서, 이 교수가 상권을 살릴 조건으로 꼽은 것은 반복 방문 수요다. 한 번 들르고 마는 방문객보다 주 2~3회 이상 꾸준히 동네를 찾는 발길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일정한 목적을 갖고 거듭 찾게 되는 평생교육·직업훈련시설, 간호·요양 인력 양성기관, 외래 중심 의료시설을 효과적인 시설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