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반년~1년 미만 자영업자 연체율 7.45%
폐업 후 6개월 이상~1년 미만인 자영업자의 올해 6월 말 연체율이 7.45%로 집계됐다.
시유란
가게 문을 닫은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1년은 되지 않은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올해 6월 말 7.45%에 이르렀다.
박홍배 의원실이 10월 19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 20개 은행 자료를 보면, 이 구간의 연체율은 2021년 말 1.74%였다. 그 뒤로 약 4.3배 뛰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여기에 해당하는 폐업 자영업자 차주는 3만 7,721명이다. 이들이 은행에 진 빚은 2조 3,507억원이다. 가게를 접고 반년을 넘겼지만 아직 1년은 채우지 못한 사람들의 빚과 연체만 따로 떼어 본 숫자다.
빚에서 차지하는 몫보다 연체에서 차지하는 몫이 더 컸다. 비교 기준은 폐업한 지 6개월 이상 지난 차주 전체로, 이들의 대출 잔액은 21조 1,200억원이다. 이 가운데 6개월 이상~1년 미만 차주의 빚은 11%에 그쳤다. 하지만 연체액으로 보면 전체 4,737억원의 37%가 이 구간에 몰렸다. 폐업한 지 반년이 넘은 차주들 사이에서도 1년이 되기 전 구간에 연체가 쏠려 있다.
상환 부담이 폐업 직후보다 6개월~1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불거지는 데는 폐업 사실이 금융권에 늦게 전해지는 구조도 얽혀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만기 등을 이유로 폐업 사실을 은행에 바로 알리지 않고 있다가, 6개월~1년이 지난 뒤에야 더는 갚기 어려운 지점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끊겼는데 점포 정리 비용과 생계비는 계속 나간다. 여기에 대출 상환 압박까지 겹쳤다. 소득이나 신용도가 낮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채무조정과 재기 지원을 묶어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게를 접겠다고 마음먹은 뒤 실제로 사업자등록을 정리하기까지도 시간이 걸렸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폐업을 결심하고 사업자등록을 말소하기까지 평균 7.7개월이 걸렸다. 문을 닫은 뒤 가장 버거운 것은 생계비였다. 같은 조사에서 폐업 소상공인의 40.5%가 생계비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22.1%는 빚 때문에 경제활동 자체가 어렵다고 답했다.
금융권에서는 갚을 능력에 맞춘 지원을 앞당기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모니터링으로 차주 상황을 살피면서 ‘소상공인 119플러스’ 같은 맞춤형 채무조정 제도를 먼저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 분할 상환이나 원금 상환 유예로 연착륙을 이끌면 차주는 다시 일어서는 데 도움을 받고, 은행은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빚 부담을 덜어 주는 일과 다시 일할 여건을 만드는 일을 함께 담은 제안이다.
가게를 정리한 뒤의 고민은 대출 상환에서 끝나지 않는다.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이어진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서 폐업 소상공인 가운데 재창업을 준비하는 비율은 26.9%였다. 경제활동을 포기했거나 쉬고 있다는 비율은 29.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