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밀린 자영업자 빚 1억원 미만, 금융위가 사들여 조정
금융위원회가 10월 28일 코로나 시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1억원 미만 장기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한 뒤 특별 채무조정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임상용 기자
코로나 시기 빚을 갚지 못해 장기 연체에 빠진 자영업자·소상공인의 1억원 미만 채권을 금융당국이 한꺼번에 사들인다. 금융위원회는 10월 28일 이 채권을 일괄 매입해 특별 채무조정으로 잇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다.
매입 대상은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시작된 1억원 미만 채권이다. 금융위는 코로나 시기에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연체채무를 채무감면 등으로 적극 조정할 계획이다. 채권을 한꺼번에 사들여 특별 채무조정을 거치게 하고, 성실하게 갚는 채무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주며 재기까지 돕는 방식이다.
이와 별도로 금융공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 방식도 손봐 보증부대출의 채무조정 시점을 앞당긴다. 지금까지 보증부대출은 연체 후 3~6개월이 지나 보증기관이 빚을 대신 갚는 대위변제가 끝나야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대위변제 전에도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상각한 뒤에야 가능했던 원금 감면도 상각 전에 허용할 계획이다.
조정을 원하는 보증부대출 채무자가 있으면 신용회복위원회가 그 뜻을 채권금융사와 보증기관에 미리 알리는 절차도 생긴다. 대위변제 전부터 조정 조건을 협의하면서 대위변제를 준비하고, 조정이 확정되는 시점에 맞춰 대위변제를 마무리하는 구조다. 대지급 정보는 등록하지 않는다. 이 기록 때문에 신용에 불이익을 받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금융공공기관이 소멸시효를 다루는 기준은 ‘갚을 능력이 있느냐’로 바뀐다. 연체 5년이 지나 첫 소멸시효가 돌아오면 상환능력을 따져 보고, 갚을 능력이 없으면 시효를 완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연금수급자, 생계지원금을 받는 국가유공자는 연체금액이 얼마든 별도 심사 없이 시효가 완성된다. 연체 15년이 지나 두 번째 소멸시효를 맞은 채권은 재산 은닉 같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소각한다.
이미 쌓여 있는 부실채권은 연체기간과 금액에 따라 정리한다. 첫 시효가 지난 연체 5년 이상 7년 이하, 5천만원 이하 채권은 기관별 계획에 따라 심사한 뒤 자체 소각하거나 캠코에 넘겨 정리한다. 다만 돌려받을 만한 재산이 있는데도 갚지 않았거나 재산을 숨긴 경우 등은 대상에서 빠진다.
어느 기관이 채권을 쥐고 있느냐에 따라 처리 방식이 달라지던 문제도 바로잡는다. 금융위는 기관마다 다른 부실채권 관리기준을 하나로 맞추고, 금융공공기관의 상각채권은 캠코가 중심이 돼 관리하는 체계를 다질 계획이다. 공공기관의 추심업무는 관리·감독 체계를 제대로 갖춘 채권추심회사에 맡길 수 있게 해 채무자 보호를 강화한다.
보증부대출 조정 시점을 앞당기고 오래된 연체채권을 정리하는 이번 금융공공기관 부실채권 관리 개선안은 관계기관 협의와 기관별 내규 개정 등 세부 방안을 마련한 뒤 올해 4분기부터 차례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미 쌓인 연체 15년 이상 장기 부실채권은 내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