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앙로지하상가 20곳 낙찰자, 2년 넘게 점포 못 받아
대전 중앙로지하상가에서 신규 낙찰자가 정해진 점포 20곳의 인도가 지연되면서, 낙찰자들이 입찰금액의 10%를 보증금으로 맡겨둔 채 2년 넘게 영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시유란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점포 20곳이 새 주인을 정하고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낙찰자들은 입찰금액의 10%를 보증금으로 맡겨 놓았지만 2년이 넘도록 점포를 넘겨받지 못해 영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10월 27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기존 상인들이 자리를 비우지 않아 인도되지 않은 점포는 33곳이다. 이 가운데 20곳은 2024년 일반경쟁입찰에서 새 낙찰자가 정해졌다. 보증금은 점포마다 낙찰금액에 따라 다르다. 낙찰자들은 쓰지도 못하는 점포에 보증금만 오래 묶어 두고 있다.
가게 문을 열 준비도 함께 멈췄다. 인테리어 공사와 집기 발주, 직원 채용 일정이 모두 점포를 넘겨받는 날에 맞춰져 있어서다. 열쇠를 받은 뒤에도 실제로 손님을 받기까지는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 입점이 늦어질수록 낙찰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법원은 이미 점포를 공단에 넘기라고 판결했다. 대전지법 제11민사부는 9월 30일 대전시설관리공단이 기존 상인 33명을 상대로 낸 점포명도 청구 소송 1심에서 피고들이 공단에 점포를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공단이 지난해 6월 소송을 낸 지 1년 3개월 만이다. 소송비용도 기존 상인들이 내도록 했다.
기존 상인들은 10월 19일 항소했다. 지하상가가 전통시장에 해당하는 만큼 수의계약으로 사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앙로지하상가비상대책위원회는 상인들이 꾸린 비영리 사단법인이 관리를 위탁받아 왔던 만큼, 관련 규정과 그간의 운영 실적을 따져 갱신 가능성부터 검토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항소이유서에 상권 활성화 성과와 시설 관리 실적,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적용 가능성을 담겠다고 했다. 변상금 산정 기준을 두고도 이견이 있어 행정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명도소송 항소심과 행정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행을 미뤄 달라고 요구했다. 사용허가와 관리위탁에 어떤 법을 적용할지 항소심에서 다시 다투겠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이런 입장을 탄원서 등에 담아 대전시와 공단에 전달했다.
공단이 명도소송 대상 상인들에게 제시한 자진 퇴거 기한은 10월 31일이다. 공단은 10월 8일 ‘명도소송 판결 결과에 따른 최종 자진퇴거 기간 부여 및 향후계획’ 공문을 보내 퇴거 기한과 점포 인도 절차를 알렸다. 상인들과 부딪히는 일을 줄이고 점포를 정리할 시간을 주려고 기한을 정했다는 게 공단 설명이다. 기한 안에 나가지 않으면 판결에 따라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가고, 그 비용 부담도 따른다는 내용도 공문에 담았다.
기존 상인이 점포를 넘기는 절차는 이렇다. 관리사무실을 찾아 점포 명도 각서를 쓰고, 점포 안 구조물과 시설물 등을 원상복구한 뒤 열쇠를 반납하는 순서다. 공단은 11월 대전시와 협의해 강제집행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