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생산자물가 한 달 새 43% 뛰어, 무거워진 국산 김치 부담
한국은행이 10월 21일 발표한 2026년 9월 생산자물가지수에서 배추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42.9% 올랐다.
유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10월 21일 발표한 2026년 9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배추 생산자물가가 한 달 새 42.9% 뛰었다.
반찬으로 김치를 내는 식당에서는 이미 수입 김치를 사서 쓰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 김치산업 실태조사 통계보고서’를 보면 반찬용 배추김치를 쓰는 음식점의 44.1%가 수입 김치를 사다 썼다. 김치를 직접 담가 내는 곳은 30.3%였다. 국산 상품 김치를 사서 쓰는 곳은 20.0%에 그쳤다.
식당들이 수입 김치를 고르는 이유는 가격이다. 올해 1~8월 중국산 김치의 ㎏당 평균 수입단가는 0.64달러였다. 원화로 치면 1,000원이 채 안 된다. 원가를 따지는 외식업체에는 상대적으로 싼 수입산이 손쉬운 선택지가 된다. 국산 김치를 더 쓰게 하자는 논의도 그래서 두 김치의 값 차이를 좁혀 식당의 구매 부담을 덜어주는 데 맞춰져 있다.
국산 김치는 원재료값이 발목을 잡는다. 배추를 비롯한 주요 농산물 가격이 출렁이면 김치 제조업체의 생산비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국산 김치가 수입산보다 2~3배 비싸다는 분석도 있다. 원재료 수급을 안정시키고 외식업체의 구매 부담을 덜어줄 지원책 마련이 주요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안전성과 품질을 앞세우는 것만으로는 값 차이를 메우기 어려운 만큼 식당의 비용 부담을 실제로 낮춰줄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 김치 의존은 국내 농업 생산 기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외식업체가 수입 김치로 수요를 채우면 국산 배추는 물론 마늘·고추 같은 양념채소도 안정적인 판로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국내 김치 소비에는 집에서 김장을 줄이고 포장김치를 사 먹는 식생활 변화도 함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매 부담을 덜어 국산 김치를 더 쓰게 하는 방안은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10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외식·급식용 국산 김치 사용 확대 법제화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이를 보전해 주는 방안과 공공급식에 국산 김치를 더 쓰는 방안을 내놨다. 김치바우처 사업을 전국 단위로 넓히는 안, 국산 원재료를 쓰는 업체에 세제 혜택을 주는 안도 대안으로 나왔다.
식당의 국산 김치 전환 비용을 실제로 지원한 사례로는 대한민국김치협회의 김치바우처 사업이 있다. 협회는 지난해 수입 김치를 쓰다가 국산으로 바꾸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벌였다. 수입산 대신 국산을 사는 음식점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었고, 당시 지원액은 ㎏당 1,280원이었다. 국산 김치를 더 쓰게 하려면 수입산과의 가격 격차를 줄이는 일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