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우려만 있어도 작업중지 요구, 안전보건관리비는 도급인까지
고용노동부는 작업중지 요구권을 넓히고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를 도급인과 건설업 외 업종까지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10월 27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임상용 기자
작업중지 요구권을 넓히고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를 도급인과 건설업 외 업종까지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10월 27일 공포됐다. 고용노동부가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외주를 주는 사업자 입장에서 비용과 바로 맞닿는 대목은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어디까지 적용되느냐다. 지금까지는 건설공사 발주자가 이 비용을 공사금액에 반영해 지급했다. 개정법은 이 의무를 도급인과 건설업 외 업종으로 넓힌다. 산업재해 예방에 드는 비용을 금액에 반영해야 하고, 이 돈을 받아 쓰는 하청업체는 사용명세서를 작성·보존해야 한다. 하청업체가 이 돈을 다른 데 돌려쓰는 것도 금지된다.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문턱도 낮아진다. 지금은 급박한 위험이 있어야 했지만, 앞으로는 위험이 우려되는 단계에서도 요구할 수 있다. 노동자와 근로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고, 하청 노동자는 원청에 직접 요구할 수 있다. 노동자 스스로도 위험이 우려되면 일손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다. 내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업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경우도 늘어난다. 노동자가 사고로 다쳐 의식불명이거나 생사가 불분명할 때, 붕괴·화재·폭발·유해물질 누출 등으로 중대재해가 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안전난간 설치 같은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사업주가 따르지 않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생기면, 시정을 마칠 때까지 작업이 멈춘다.
사망사고가 되풀이되는 사업장에 물리는 과징금은 내년 4월 말 시행된다. 사업주가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어겨 법 시행일부터 1년 동안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숨진 경우가 대상이다. 과징금은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안에서 매긴다. 3년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울 때, 영업이익의 5%가 30억원에 못 미칠 때는 30억원 범위에서 부과할 수 있다.
액수는 위반 횟수와 기업 규모, 사망자 수 등을 기준으로 정한다.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전체 근로자 가운데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 재해를 막고 재발을 방지하려고 사업주가 기울인 노력도 함께 본다. 구체적인 부과 절차와 심의위원회 운영 방안은 하위법령에 담길 예정이다. 거둬들인 과징금은 산재보험기금으로 들어가 산업재해 예방에 쓰인다.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예산 범위 안에서 포상금을 줄 수 있다. 이 제도는 내년 1월 28일부터 시행된다.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절차로 줄지는 하위법령으로 정한다. 정부는 시행에 맞춰 안전 일터 포상금 신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도급인과 하청업체의 비용 처리와 직결되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확대는 업종마다 시행일이 다르다. 건설업은 내년 4월 28일부터, 건설업 외 업종의 관리비 계상 의무는 내년 10월 28일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