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임금 반복 체불 7만 3,576곳, 명단 공개는 636명
최근 3년간 반복 임금체불 사업장이 7만 3,576곳으로 집계된 가운데, 사업주에게는 명단 공개 요건과 유죄 확정 전 제재 조건이 각각 적용된다.
정아론
최근 3년간 직원 임금을 2회 이상 밀린 사업장은 7만 3,576곳이었다. 같은 기간 상습체불 사업주로 명단이 공개된 사람은 636명이다.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담긴 숫자다.
집계 기간은 2023~2025년이다. 반복 체불은 임금이 밀린 사업장 수를, 명단 공개는 공개 대상이 된 사업주 수를 센 것이다. 명단 공개자에 신용제재를 받은 사업주까지 더하면 대상은 1,058명으로 늘어난다. 정부의 ‘상습체불 사업주 명단공개 제도’는 임금체불을 막는 제도다.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가 체불 이력이 있는 사업주를 미리 알아볼 수 있도록 정보를 내놓는 역할도 한다.
명단 공개 여부는 매년 8월 31일을 기준으로 정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이날 이전 3년 이내 임금체불로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1년 이내 밀린 임금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가 대상이다. 체불 금액과 형사사건 유죄 확정 횟수를 함께 따지는 셈이다. 따지는 기간도 서로 다르다. 유죄 확정은 3년 이내, 체불액은 1년 이내를 본다.
유죄 확정이라는 문턱에는 체불 사건이 처리되는 방식이 얽혀 있다. 임금체불은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사업주가 뒤늦게 밀린 임금을 주고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거두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임금체불 신고사건의 88~91%는 검찰로 넘어가지 않고 행정 종결로 끝난다. 실제 기소까지 가는 사건은 한 해 신고사건의 5~9%에 그친다.
체불은 해마다 되풀이됐다. 한 해에 2번 이상 임금체불이 확정된 사업장은 2023년 2만 4,661곳, 2024년 2만 5,862곳, 지난해 2만 3,871곳이었다. 해마다 2만곳이 넘는 사업장에서 같은 해 안에 임금이 거듭 밀린 셈이다. 이들 사업장의 체불액은 매년 1조원을 넘었다. 2023년 1조 3,271억원, 2024년 1조 5,686억원, 지난해 1조 5,876억원으로, 그해 전체 임금체불액의 74~77%가 이들 사업장에서 나왔다.
유죄가 확정되기 전의 사업주를 겨냥한 제재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유죄 확정 전이라도 일정한 체불 조건에 해당하면 신용제재나 공공입찰 제한을 할 수 있게 했다. 1년간 임금을 3개월분 이상 밀렸거나, 5회 이상 체불하면서 체불액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가 대상이다.
명단이 공개된 기간에 직원 임금을 또 밀린 가게 사업주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관련해 달라진 처벌 기준을 적용받는다. 뒤늦게 밀린 임금을 주고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명단 공개 기간 중 다시 체불한 데 대해서는 형사처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