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인 미만 사업장 자율진단표, 계약서류·성희롱 예방교육 3년째 빠져
고용노동부가 30인 미만 사업장에 제공하는 자율진단표에서 계약서류 보존과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등의 항목이 3년 연속 빠진 사실이 10월 26일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동부 자율진단표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정아론
고용노동부가 30인 미만 사업장에 제공하는 자율진단표에서 계약서류 보존,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같은 항목이 3년 연속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10월 26일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동부 자율진단표를 분석한 결과다.
자율진단표의 정식 이름은 ‘사업장 기초노동질서 자율진단표’다. 노동부는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조건 개선을 돕는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 사업을 운영한다. 이 사업에서 사업주가 노동관계법을 어기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살펴볼 때 쓰는 표가 자율진단표다. 노동부는 지원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일반 사업장에도 이 표를 활용하라고 권한다. 지원을 받는 사업장은 물론, 노동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챙겨 보려는 사업주도 들여다보는 자료다.
빠진 항목은 고용계약 서류와 성희롱 예방교육 두 분야에 걸쳐 있다. 최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노동부는 2024년부터 계약서류 보존, 기간제·단시간제 근로조건 서면 명시,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항목을 자율진단표에서 뺐다. 올해까지 3년째 빠진 상태다. 노동 관계자들은 자율점검표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짚었다. 노동관계법 위반 신고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곳이 30인 미만 사업장이고, 법을 지키느냐 마느냐가 사업주의 인식과 의지에 크게 달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육아휴직·출산전후휴가 부여 항목은 해마다 들어갔다 빠졌다를 되풀이했다. 2020~2021년과 2024~2025년에는 빠졌다가 올해 다시 들어갔다. 서울시 민간위탁기관에서 출산·육아기 여성 노동자의 상담과 제도 개선을 돕는 센터장 A씨는 2020~2021년 진단표에 이 항목이 없어 넣어 달라는 의견서를 보냈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2022~2023년에는 그 의견이 반영됐다. 하지만 2024년에 항목이 다시 빠져 의견서를 또 보냈고, 지난해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육아휴직 같은 제도도 최저임금처럼 기본적인 노동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소규모 사업주 가운데는 이런 휴가를 줘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상담하러 센터를 찾는 노동자가 끊이지 않는다. A씨는 그런데도 정부 점검표에서 육아휴직 등이 들어갔다 빠졌다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사업주의 점검을 뒷받침하는 지원사업 예산은 6년 새 절반 아래로 줄었다. 최 의원이 노동부에서 받은 예산 내역을 보면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 예산은 2020년 약 24억원에서 올해 1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내년 예산도 올해와 같은 11억원으로 편성됐다.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30인 미만 사업장은 점검 뒤 공인노무사 상담과 개선 확인까지 받는다. 사업주가 자율진단표를 놓고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하나씩 따져 보면, 공인노무사가 취약한 분야를 짚어 컨설팅을 해 준다. 실제로 고쳐졌는지 확인하는 것도 공인노무사 몫이다. 사업주가 노동법을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가늠하는 잣대인 이 표에서 계약서류 보존, 기간제·단시간제 근로조건 서면 명시,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항목이 3년째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