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노쇼 사기 6월까지 62억원, 단체 예약 미끼로 고가 술 구매 요구
10월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전북에서 6월까지 발생한 노쇼 사기는 260건이며, 피해액은 62억원이다.
강예솔
10월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전북에서 일어난 노쇼 사기는 260건이다. 피해액은 62억원에 이른다.
전북은 지난해에도 노쇼 사기 피해액이 98억원으로, 경기남부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노쇼는 예약을 취소한다는 말 없이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전북에서는 단체 예약을 잡아 놓고 오지 않아 가게가 영업 손실을 보는 일이 있다. 예약을 미끼로 비싼 물건을 사게 하는 사기도 벌어지고 있다.
물건을 사 달라는 사기는 영화 스태프를 사칭한 단체 예약에서도 나왔다. 지난해 5월 군산에서 음식점을 하는 A씨는 이 수법에 걸려 1,400여만원을 잃었다. 상대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의 스태프라며 단체 예약을 잡았다. 그러고는 스태프들이 마실 와인 2병과, 배우가 영화감독에게 선물할 위스키 1병을 특정 업체에서 사 달라고 했다.
A씨는 수백만원어치 술을 주문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촬영팀에 사고가 나 회식을 취소한다는 문자였다. 당일 배송이 된다던 술도 끝내 가게에 오지 않았다. 단체 회식에 쓸 술을 대신 사 달라는 부탁을 들어준 음식점이 예약 취소와 물품 미배송을 한꺼번에 떠안은 것이다.
이 수법은 장사 준비에 바쁜 사장님의 신뢰를 파고든다. 단체 예약 하나를 놓치면 매출 기회가 날아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상대의 요구를 딱 잘라 거절하거나 의심하기가 어렵다. 이런 사정이 피해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손님이 오리라 믿고 예약을 받다 보면 특정 업체의 비싼 물건을 사 달라는 요구까지 따라붙는 식이다.
예약 손님을 기다리다 다른 손님을 놓친 가게도 있다. 익산에서 고깃집을 하는 A씨는 10월에만 노쇼를 세 번 겪었다고 했다. 그는 “단체 손님이 온다고 해 세팅을 마치고 다른 손님까지 돌려보냈는데, 몇 시간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연시가 되면 회식 예약 전화가 많아질 텐데, 매출을 기대하기보다 또 노쇼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고 털어놨다.
노쇼를 막으려고 받은 보증금이 손님 응대에 짐이 되기도 했다. 전주에서 미용실을 하는 A씨는 예약 부도를 막으려 보증금을 받기 시작했다가 손님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A씨 말로는 손님들이 “손님을 의심하는 것이냐”, “보증금도 부담된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약속을 지켜 달라는 뜻으로 받은 보증금이 손님에게는 의심받는다는 반감과 돈을 내야 하는 부담으로 다가간 셈이다.
전북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의심스러운 전화는 받지 말고, 노쇼 사기가 의심되면 곧바로 112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내 가게뿐 아니라 이웃 가게의 피해도 막을 수 있도록 의심 사례를 서로 나누자는 제안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