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소비 57% 늘어도 제주 음식점·소매업은 뒷걸음
외국인의 올해 1~9월 지역 관광소비액이 1조 9,6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0% 늘었다.
이창욱 기자
올해 1~9월 외국인이 지역에서 쓴 관광소비액은 1조 9,60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0% 늘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지역 관광소비 자료를 보면 외국인 소비 증가율은 내국인의 약 5.6배다. 같은 기간 내국인은 50조 4,294억원을 써 10.1% 늘었다. 외국인 소비가 더 빨리 늘었어도 쓰는 돈의 규모는 여전히 내국인이 훨씬 크다. 공표된 증가율로 거꾸로 계산하면 늘어난 소비액도 내국인이 외국인의 약 6.5배로 추산된다.
지역을 찾는 발길도 외국인 쪽이 더 빠르게 늘었다. 올해 1~9월 외국인 지역방문 규모는 6,47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 많아졌다. 내국인은 11억 9,191만명으로 1.4% 늘었다.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방문보다 소비가 더 가파르게 늘었다.
제주에서는 외국인이 더 쓴 돈이 내국인이 덜 쓴 돈을 메웠다. 제주관광공사의 ‘2026년 제주 소비 동향 브리프’를 보면 상반기 제주 관광소비는 1조 3,1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5억원(6.4%) 늘었다. 외국인 소비가 2,113억원에서 3,050억원으로 937억원 불어나는 사이 내국인 소비는 1조 243억원에서 1조 91억원으로 152억원 줄었다. 전체 소비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몫은 17.1%에서 23.2%로 6.1%포인트 커졌다.
분기별로 나눠 보면 제주 전체 관광소비의 증가세는 힘이 빠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증가율은 1분기 13.9%에서 2분기 0.6%로 내려앉았다. 2분기 외국인 소비가 1,382억원에서 1,859억원으로 477억원 늘어나는 동안 내국인 소비는 5,621억원에서 5,187억원으로 434억원 빠졌다. 외국인 소비가 34.5% 뛰었는데도 전체 증가액은 43억원에 그쳤다. 6월에는 외국인 소비가 늘었는데도 전체 관광소비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줄었다.
같은 제주 안에서도 소비가 늘어난 곳과 줄어든 곳이 있었다. 2분기 내국인 관광소비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동지역·동부·서부 6개 권역에서 하나도 빠짐없이 줄었다. 외국인 소비까지 더해 전체 관광소비가 늘어난 곳은 제주시 서부, 서귀포시 동지역, 서귀포시 서부 3곳이다. 증가율은 각각 0.7%, 3.4%, 5.8%였다. 제주시 동부는 2.8%, 제주시 동지역은 0.8%, 서귀포시 동부는 1.0% 줄었다.
업종별로는 숙박업과 음식점·소매업의 사정이 달랐다. 2분기 제주 전체 관광소비에서 숙박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기타서비스업은 20.3% 늘었다. 하지만 내국인이 쓴 돈만 떼어 보면 숙박업도 10.4% 줄었다. 음식점업과 소매업의 내국인 소비도 각각 8.3%, 7.6% 감소했다.
식당과 가게가 속한 업종은 외국인이 쓴 돈을 합쳐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2분기 제주 전체 관광소비의 71.9%를 차지하는 음식점업과 소매업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6%, 0.9%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