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 미끼로 점주 돈 가로챈 배달앱 직원 사칭범 기소
배달앱 파트장을 사칭한 남성이 중개 수수료 0%를 약속한 뒤 실제 정산에서 차감된 수수료를 돌려주겠다며 점주들의 송금을 유도했다.
유선영 기자
배달앱 파트장을 사칭해 음식점 점주들에게 중개 수수료 0%를 약속하고 돈을 가로챈 40대 남성 A씨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시작은 가게 일을 거들며 쌓은 신뢰였다. A씨는 창업 2년 차 음식점 점주에게 자신을 유명 배달앱 업체의 파트장이라고 소개했다. 일주일에 네다섯 번씩 가게에 들러 일을 도왔고, 주변 음식점들에도 접근했다. 평소에는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니며 배달앱 직원 행세를 했다.
그가 점주들에게 내건 조건은 중개 수수료도, 배달비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프로모션 기간이라 중개 수수료가 0%이고 주문 건당 배달비도 없다며 계약을 권했다. 점주들은 그 말을 믿고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막상 정산을 받아 보니 수수료 30%가 빠져 있었다. 계약할 때 들은 비용 조건과 실제 손에 쥔 정산금이 달랐던 것이다.
수수료가 빠져나가자 A씨는 이번엔 손실을 메워 주겠다며 송금을 유도했다. 매출을 다시 입금하면 손실액에 중개 수수료까지 합쳐 일주일 뒤에 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점주가 먼저 돈을 보내면 나중에 손실과 수수료를 함께 돌려받는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개인 계좌를 법인 계좌처럼 꾸며 의심을 피했고, 점주들은 그 말을 믿고 돈을 보냈다.
돈을 보낸 뒤에도 약속한 입금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A씨는 늦어진 이유로 “아버지가 심정지로 응급처치에 들어가시는 바람에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다”고 둘러댔다. 이어서는 “아버지가 결국 돌아가셨다”고 했다. 집안에 상이 났다는 말에 점주들은 차마 돈 얘기를 꺼내지 못했다. 그러나 A씨의 아버지는 집에서 아무 일 없이 지내고 있었다.
본사 측은 A씨의 근무 기간과 퇴사 뒤 업무 관계, 그가 내세운 수수료 할인 프로모션, 본사 입금 내역에 대해 하나씩 입장을 내놨다. 본사에 따르면 A씨가 이 업체에서 일한 기간은 약 4개월이다. 본사 측은 “퇴사 이후에는 당사 관련 업무를 일절 담당하지 않았음에도 당사 직원인 것처럼 사칭해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A씨가 말한 수수료 할인 프로모션은 진행한 적이 없고, A씨에게서 본사로 들어온 돈도 없다는 설명이다.
본사 측은 추가 피해를 막으려고 관련 입점 매장에 담당자 변경 안내 문자를 보냈다. 점주들이 돈을 부친 곳은 법인 계좌로 꾸며진 A씨의 개인 계좌였다. 일주일 뒤 손실과 중개 수수료를 보내 주겠다던 A씨는 입금을 미루기만 했다. 직원을 사칭해 계약을 권하더니, 손실을 메워 주겠다며 송금까지 받아낸 셈이다.
결국 사건은 법정으로 넘어갔다. 첫 공판에서 A씨는 지병이 있는 아버지가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점주들에게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했던 그에게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