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퇴직금 보험료 3회 이상 연체 1,287건, 관서 조치 누락도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10월 16일 기준 외국인 근로자의 퇴직금을 위한 출국만기보험료를 3회 이상 연체한 사업장은 전국 1,287건으로 집계됐다.
정아론
외국인 근로자 퇴직금으로 쌓는 출국만기보험료를 3회 이상 내지 않은 사업장이 10월 16일 기준 전국 1,287건에 이른다.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나온 수치다.
출국만기보험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줄 퇴직금을 미리 마련해 두는 의무보험이다. 고용허가제(E-9)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은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가입해야 한다. 2004년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면서 함께 생긴 제도다. 사업주가 근로자 명의로 매달 보험료를 붓는다.
보험료가 3회 이상 밀리면 시정지시가 내려온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가 붙는다. 고용노동부는 보험사로부터 3회 이상 연체한 사업장 정보를 날마다 넘겨받아 시정을 지시한다. 그래도 고치지 않은 사업장에는 과태료를 물린다.
연체로 내려진 행정조치는 해마다 늘었다. 시정지시는 2022년 1,028건에서 지난해 2,274건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8월까지 1,625건이 나갔다. 과태료 부과는 2024년 78건에서 지난해 155건으로 늘었다. 고치라고 요구하는 단계와 돈을 물리는 단계 모두 건수가 많아진 셈이다.
연체 사업장을 챙겨야 할 관서가 조치를 빠뜨린 사례도 있었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8개 지방관서가 시정지시 등을 하지 않은 사업장은 52곳이다. 충주지청이 14곳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북부지청 9곳, 서산지청 7곳, 익산지청 6곳, 양산지청 5곳 등이 뒤를 이었다.
밀린 보험료를 일부만 냈다가 다시 미루는 사업장은 관리 명단에서 연체 기록이 이어지지 않는다. 3회 연체한 사업장이 1회분을 내 연체 횟수가 2회로 줄면 그 즉시 명단에서 빠진다. 이후 다시 밀려 명단에 올라도 예전 기록은 뜨지 않는다. 처음 연체한 사업장과 연체를 되풀이한 사업장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다.
근로자 명의로 쌓은 보험금이 사업주에게 돌아가기도 한다. 국회에 제출된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임금체불 등 사업주 책임으로 고용허가가 취소되거나 제한된 사업장에 환급된 출국만기보험은 1,669건, 약 15억 820만원이다. 이 가운데 임금체불이나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고용허가가 취소된 사업장이 돌려받은 보험금은 367건, 2억 8,300만원이다. 사업주가 임금을 체불해 고용허가가 취소되는 바람에 근로자가 근속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둔 경우에도 보험금은 사업주에게 돌아갔다.
의무 가입 대상인 가게가 매달 부은 보험금을 누가 받는지는 근로자가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근속 1년을 채우기 전에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사업장을 이탈·변경하거나 사망하면 보험금은 사업주에게 돌아간다. 1년 이상 일한 근로자는 출국할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