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점 생산 석 달째 뒷걸음, 카드 소비 증가세도 꺾여
9월 카드 국내승인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증가율이 전월의 4.9%에서 낮아져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선영 기자
9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월 4.9%였던 증가율이 꺾이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음식점이 속한 숙박·음식점업은 생산이 계속 뒷걸음질했다. 8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체로 보면 전월보다 0.5% 늘었다. 그러나 도소매업은 0.7%, 숙박·음식점업은 0.9%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6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서비스업 전체가 늘어나는 동안에도 손님을 직접 맞는 대면 업종은 힘을 쓰지 못했다.
물건을 사는 소비도 두 달째 줄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8% 감소했다. 7월 2.6% 감소에 이어 또다시 마이너스다. 승용차·가전제품 같은 내구재 판매가 전월보다 4.5% 줄었고, 음식료품·차량연료 등 비내구재도 1.6% 감소했다. 반면 의복 등 준내구재는 0.4% 늘어 품목마다 흐름이 달랐다.
대형 유통업체와 편의점에서도 판매가 줄었다. 8월 판매처별 소매판매를 보면 면세점이 11.5%, 승용차·연료소매점이 6.9% 감소했다. 백화점은 6.4%, 대형마트는 5.9%, 편의점은 0.9% 줄었다.
9월 속보성 지표에서는 온라인 결제도 힘이 빠졌다. 전체 온라인 카드 승인액을 가리키는 온라인 매출액 증가율은 전월 12.9%에서 4.7%로 떨어졌다. 백화점 카드승인액 증가율도 전월 6.0%에서 2.7%로 둔화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9.0% 줄어 자동차 시장에서도 소비 부진이 드러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가계의 구매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경제동향 10월호에서 1~7월 실질임금 상승률이 0.2%에 그쳐 소비 여건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 요인에서 비롯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소비 여건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의 경기 진단에서도 수출·투자와 소비가 살아나는 속도는 달랐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수출은 큰 폭으로 늘고 투자도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지만, 소비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다소 커진 데다 고유가발 물가 상승 압력, 취약계층·부문의 어려운 고용 여건 같은 민생부담도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숙박·음식점업은 생산에 이어 고용도 줄어드는 흐름이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7월과 9월 두 차례 지급됐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쿠폰 발행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9월 이 업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9만 7천명 줄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감소 폭은 23만 2천명이 줄었던 2021년 2월 이후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