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도매시장 활어상 이전 무산, 짓다 만 시설은 그대로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활어 상인 이전 사업이 무산된 뒤에도 수산동 인근에 미완성 시설이 남아 상인들이 물류 이동 방해와 사고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이창욱 기자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활어 상인 이전 사업은 무산됐지만, 수산동 인근에는 짓다 만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상인들은 물건을 실어 나르는 길이 막히고 사고가 날까 걱정이라고 호소한다.
일은 2024년 구리농수산물공사의 구상에서 시작됐다. 하남 황산지역의 대형 활어 유통 상인들을 구리도매시장으로 데려오겠다는 계획이었다. 바깥 유통망을 시장 안으로 끌어들여 수산물 거래량을 늘려 보겠다는 취지였다. 공사는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수산부류 중도매인과 상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가뜩이나 좁은 가게 자리에서 경쟁만 더 치열해질 수 있다며 반발했다.
상인들이 걱정한 건 경쟁만이 아니었다. 시설이 들어서면 시장 안 교통이 더 붐비고 물건 나르는 동선도 막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시설을 세우려던 자리에는 공영주차장 부지 등이 들어 있었다. 이곳 등에 지으려던 시설이 임시 컨테이너 창고로 신고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추진 과정에서는 정식 이사회 의결을 거쳤는지, 정관을 지켰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사업이 무산된 지금은 남은 시설을 어떻게 처리할지, 예산 집행과 사업 추진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을지가 숙제로 남았다.
구리시의회는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려 사업이 어떻게 추진됐는지, 어떤 피해가 우려되는지 들여다봤다. 특위는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하면서 공사 관계자와 이전 대상이던 하남 황산지역 상인들을 증인으로 불러 세웠다. 황산 상인들은 하남에서 그대로 장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활어 상인 이전 사업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사업은 접혔지만 기존 상인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사업을 추진한 전 공사 사장은 3년 임기를 채우고 8월 24일 물러났다. 상인들은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는 풀리지 않았는데 누가 책임질지는 흐릿해졌다고 말한다. 일부 상인은 당시 의사결정과 예산 집행에 문제가 있었다며 관련자 조치와 예산 환수 방안을 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옮겨 오려던 상인들이 장사하던 하남 황산지역 수산물 상권은 지금도 문을 열고 있다. 구리시장 일부 상인들은 가격도, 신선도도, 장보기 편한 것도 이곳에서 수산물을 사는 쪽이 낫다고 말한다. 데려오려던 상권은 제자리에서 그대로 돌아가는데, 구리시장은 멈춰 선 공사의 시설 처리 문제만 떠안았다.
수산동 인근에 남은 짓다 만 철골 구조물과 가설시설은 물류 동선을 가로막고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업에 관여한 도매법인과 시공업체는 공사대금 등을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설을 철거하기도, 다시 쓰기도 쉽지 않다. 활어 상인 유치가 무산된 뒤에도 수산동 주변은 정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