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관광객 하루 외식비 1.2달러 차이, 머문 날은 8.3일 대 3.7일
지난해 한국을 찾은 미국인 관광객의 하루 환산 음식점 지출액은 34.4달러로, 일본인 관광객의 33.2달러보다 1.2달러 많았다.
이창욱 기자
지난해 한국을 찾은 미국인 관광객은 음식점에서 하루 34.4달러를 썼다. 일본인 관광객은 33.2달러로, 두 나라의 차이는 1.2달러였다.
여행 전체로 넓혀 보면 차이가 커진다. 문화체육관광부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관광객 1명이 여행 기간 음식점에 쓴 돈은 285.6달러(약 37만 8,000원)였다. 일본인은 122.8달러로, 미국인이 약 2.3배를 쓴 셈이다. 머문 날도 달랐다. 미국인은 평균 8.3일, 일본인은 3.7일을 머물러 약 2.2배 차이가 났다. 음식점 지출 총액이 벌어진 데에는 체류기간 차이가 함께 깔려 있다.
하루 기준으로 보면 중국인 관광객도 33.6달러를 써 미국·일본과 비슷했다. 홍콩 관광객은 45.6달러, 싱가포르 관광객은 41.5달러로 씀씀이가 상대적으로 컸다. 머무는 기간뿐 아니라 나라마다 다른 소비 성향도 차이를 만든 것이다.
관광 상권에는 또 하나의 변화가 겹쳤다. 찾아오는 관광객은 늘었는데 머무는 날은 줄었다. 정연욱 의원이 한국관광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023년 1,103만 명에서 2025년 1,894만 명으로 71.7% 늘었다. 같은 기간 평균 체류기간은 7.8일에서 6.5일로 짧아졌다. 발길은 잦아졌지만 한 사람이 한국에 머무는 시간은 줄어든 것이다.
음식점으로서는 관광객이 머무는 시간이 곧 장사할 기회다. 밥은 여행 내내 끼니마다 찾게 되는 소비여서, 하루라도 더 머물면 동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올 기회도 늘어난다. 거꾸로 방문객이 늘어도 체류기간이 짧아지면 한 사람이 식당을 찾고 지역 상권에 돈을 쓸 기회는 좁아질 수 있다. 머무는 날이 길어지면 음식점뿐 아니라 숙박·쇼핑·교통 등 여러 분야의 소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먹거리를 맛집 한 곳 들르는 데서 끝내지 말고 지역 여행으로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시장과 조리 체험을 주변 관광지와 묶고, 저녁에는 야시장이나 야간 공연을 즐긴 뒤 그 지역에서 하룻밤 묵도록 동선을 짜자는 방안이다. 관광학부 교수 A씨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미식관광뿐 아니라 숙박을 끌어내는 야간관광 등 체류형 관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지역 명소와 함께 현지인이 즐겨 찾는 맛집을 경험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말도 보탰다.
체류기간이 늘면 관광수입도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8월 내놓은 ‘서비스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효과와 정책 방향’에서 체류기간이 길어질 때 관광수출액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계산했다. 지난해 평균 6.5일이던 체류기간이 1.7일 늘어 8.2일이 되는 경우를 가정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관광수출액은 25.4% 늘어난다는 추산이다.
미국과 일본 관광객이 하루 음식점에 쓰는 돈은 1.2달러 차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평균 체류기간은 8.3일과 3.7일로 크게 달랐다. 외식은 여행 내내 되풀이되는 소비여서 머무는 날이 늘수록 식당을 찾을 기회도 많아진다. 맛집 한 끼를 지역 여행과 하룻밤 숙박으로 어떻게 이어갈지가 체류형 관광의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