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식품판매점 174곳 위생법 위반, 소비기한 지난 제품 진열이 대부분
무인 식품판매점 174곳이 올해 상반기 위생점검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유선영 기자
올해 상반기 위생점검에서 무인 식품판매점 174곳이 식품위생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점검한 8,624곳 가운데 174곳(2.0%)에서 위반이 나왔다. 2022년에는 2,386곳을 점검해 12곳(0.5%)을 적발했다. 적발된 업소 수와 비율이 모두 늘었다.
가장 흔한 위반은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진열하거나 보관한 경우였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확인된 위반 242건 가운데 225건(93.0%)이 여기에 해당했다.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은 11건, 기준 및 규격 위반은 3건 등이었다. 지난 4월과 6월 식약처의 무인점포 점검에서는 소비기한이 지난 쿠키를 팔려고 진열·보관한 무인 과자 판매점이 적발됐다. 세균수 기준을 넘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판 무인카페도 이때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함께 걸렸다.
매장에서 수거한 식품을 검사했더니 부적합은 주로 커피에서 나왔다. 세균수가 기준을 넘긴 탓이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수거·검사한 식품 937건 중 6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5건이 커피류였다. 2023년과 지난해 1건씩 나왔고, 올해 상반기에만 3건이 나왔다. 나머지 1건은 2022년 대장균 기준을 넘긴 비지찌개였다.
세균수가 가장 높게 나온 제품은 올해 상반기 검사한 커피 1건이다. 측정값은 4만 6,000~13만 9,000에 달했다. 검체 하나만 세균수 1만을 넘어도 부적합인데, 이 제품은 검체 5개가 모두 허용한계치를 넘었다. 가장 높은 값은 한계치의 13.9배였다. 지난해 적발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검체 5개가 전부 한계치를 넘겼고, 측정값은 1만 5,000~2만 9,000이었다.
같은 위반이라도 무인점포를 어떤 형태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받는 처분이 다르다. 조리 시설을 갖춘 무인카페는 식품자동판매기영업이나 휴게음식점으로 신고한다. 이런 곳이 식품위생법을 어기면 과태료를 물거나 영업정지 같은 행정처분을 받는다.
포장 아이스크림이나 과자처럼 가공식품만 파는 무인점포는 대개 자유업으로 운영된다. 식품위생법상 영업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점포도 있고, 새로 문을 연 곳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런 점포는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을 팔다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돼도 과태료만 내면 다시 장사를 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무인 식품판매점 위생 점검을 분기마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만든 무인매장 위생관리 지침도 더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했다. 식품자동판매기영업으로 무인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에게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정한 관리 의무는 두 가지다. 기계 내부를 세척·소독하는 것, 그리고 위생 상태를 매일 점검하는 것이다.